정 사장은 최근 간부 회의에서 "임기가 오는 10월로 좀 남았지만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맞춰 물러나겠다"고 말했다고 회사 관계자가 2일 전했다. 정 사장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임원들의 임기가 회계연도 도중인 10월이어서 경영의 흐름이 끊긴다"며 "임원 임기를 정기주총에 맞추고 차제에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정기주총 시기는 주주 협의사항이지만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01년 8월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급히 새 경영진을 구성하느라 10월에 진용을 짠 뒤 3년 임기의 사장과 임원진을 10월에 선출해 왔다.
회사 측은 "정 사장이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게 아니어서 당장 물러나는 것이 아니며 후임이 결정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회사 안팎에선 남상태 현 부사장을 유력한 후임자로 꼽았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온 정 사장은 2001년 관리본부장을 하다가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4년 연속 흑자로 탈바꿈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이 회사는 지난해 원자재값 급등과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1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