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노조의 경영 참여-"고용안정 위해 필요 본격적 참여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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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현대자동차 노사협상을 계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에 대해 반대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경영진의 전횡 문제는 주주총회의 활성화 등을 통해 보완해야지, 노조가 나설 일은 아니며 자칫 합리적인 경영을 막아 노동자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찬성 측은 경영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방법이라고 맞섰다.

김정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노사합의에 대해 경제단체들은 '위헌'운운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별반 새로울 것도 없다. 이 회사의 합의내용은 일종의 고용안정협약으로 '결과에 대한 참여' 수준이다.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영참여가 아니라 회사의 경영상황 변화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방어하기 위한 수세적인 참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와 같은 본격적인 경영참가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업은 생산라인을 외주와 하도급으로 돌리고 있으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언제 일자리가 없어지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적지 않은 기업들이 노조를 회피하고 정리해고를 위해 공장을 분할하거나 해외이전, 하도급으로 전환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불안은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에는 임금결정도 기업주의 고유권한으로 이해됐으나 이제 노사 간의 협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일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물며 임금보다 더 중요한 일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르는 사항의 결정에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노동자들이 기업경영에서 소외돼 단순히 노동력을 파는 대상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창조적인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경영참가는 필요하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