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안 나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쇼팽ㆍ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나갈 생각도 못 했어요.”
피아니스트 김선욱(29)이 JTBC 온라인 방송 ‘고전적하루’에서 국제 콩쿠르와 관련한 일화를 들려줬다. 23일 업데이트 된 이 방송에서 김선욱은 “2002년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나갔는데 쇼팽 연습곡을 치던 중 심하게 두번이나 틀리고 콩쿠르에서 낙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로 절대로 에튀드(연습곡)을 쳐야 하는 콩쿠르엔 안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쇼팽ㆍ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쇼팽 에튀드는 손가락 움직임의 기교를 극대화한 작품들이다. 많은 대형 국제 콩쿠르에서 필수로 쳐야하는 작품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김선욱은 14세에 쇼팽 에튀드 중 Op.25 No.11 ‘겨울바람’을 치다가 완전히 틀린 음을 두번이나 냈다. 김선욱은 “그 후 연습곡은 절대 안 친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2006년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고전적하루’에서 “기교가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성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작품을 작곡가의 생각에 가장 가깝게 분석하고 이를 다시 조합해 들려주는 작업을 즐긴다. 기교적으로 화려하고, 선율을 풍부하게 덧붙인 식의 작품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같은 경우도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그 이유를 몰랐다. 나는 베토벤이 몇가지 테마를 가지고 상자를 꽉 채우는 것 같은 교향곡ㆍ소나타 형식을 분석하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방송에서 그는 쇼팽의 왈츠 3번 a단조를 연주하며 “왈츠마저 밝고 신나는 곡은 잘 안 친다”고 덧붙였다. 김선욱은 3월 16일 오후 8시 과천시민문화회관, 17일 오후 8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1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 ‘비창’ ‘월광’ ‘열정’ 소나타를 연주한다.
JTBC ‘고전적하루’는 페이스북ㆍ유튜브ㆍ네이버TVㆍJTBC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 콘텐트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출연해 음악을 설명해주며 중앙일보 문화부 김호정 기자가 진행을 맡는다.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jtbcclassictoday)엔 본 방송 뿐 아니라 연주 영상, 짧은 클립, 사진과 인터뷰 등 클래식 음악 관련 콘텐트가 다양하게 올라온다. 본 방송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업데이트 되며 3월 2일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출연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