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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적극 치료하라, 고관절 골절 땐 사망률 높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헬스미디어]

유난히 추운 올겨울, 빙판길 낙상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여느 때보다 많다. 노화로 근육량이 줄어드는 노년층은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환자는 골다공증이 원인이었음을 알고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변동원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 줄어 뼈에 구멍이 생기고 약해져 골절로 이어지는 병이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주로 손목·척추·고관절 부위에 생긴다. 그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한 뼈 도둑’으로 불린다.

골절을 경험한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8명은 1년 후 보행기를 사용해야 할 만큼 건강이 악화한다. 또 근육 위축과 함께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극심한 장애와 후유증을 겪는다.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가 고관절이 골절되면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남성은 54%, 여성은 34%에 달한다. 골다공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골다공증에 대한 오해가 있다. 그중 하나가 골다공증의 고위험군을 ‘50세 이상의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골다공증 치료를 받고 있는 남녀 환자 수를 비교해 보면 여성 환자는 70만 명이 넘고, 남성 환자는 5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골다공증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골감소증’ 환자는 여성 10명 중 5명, 남성 10명 중 4명꼴이다. 골감소증 환자의 20~30%에서도 골절이 발생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뼈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관심은 10~20대 뼈 형성이 최고로 증가하는 사춘기 때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다이어트를 통한 체중 감소, 운동 부족으로 충분한 골량이 형성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2명만 본인이 골다공증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중 1명만 치료를 받는다. 특히 골다공증 치료 시작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는 10명 중 7명이나 된다. 골다공증 치료제에 대한 오해와 우려로 인해 복용을 주저하는 환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미국골대사학회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인 골다공증 치료의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미국의 경우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대한 검사율·진단율·치료율이 모두 낮아지면서 30년간 감소하던 고관절 골절률이 최근 더 이상 감소하지 않고 있다. 고관절 골절은 자칫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미국골대사학회·미국정형외과학회·유럽골다공증학회 등 32개 학회는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하고 치료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골대사학회도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골다공증 환자는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사망률을 43%나 줄일 수 있다. 치료제를 복용하면 그 어떤 질환보다 사망과 직결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의료진으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많은 사람이 골다공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전문가와 상의해 예방과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

변동원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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