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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처방전] 통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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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환자가 많은 서양엔 이런 농담이 있다. 사냥꾼이 사냥을 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 '3G'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3G는 총(gun).포획물(game).통풍(gout)이다. 고단백질.고지방의 육류에다 과음과 힘겨운 사냥 일정이 통풍을 가져온다는 것.

통풍은 혈중 요산(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대사하면서 생성하는 물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발병한다. 주로 4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여성 환자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20, 30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식생활 양식이 점차 서구화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선 첫째, 과식하지 않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예부터 통풍은 왕후나 귀족 등 사치스러운 식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했다. 비만은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뚱뚱한 사람은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그러나 굶거나 식사량을 줄이면 요산 농도의 갑작스러운 변동으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아주대병원 정형외과 김현정 교수)

둘째, 술을 끊거나 절제하자. 요산 생성을 촉진할 뿐 아니라 요산이 배설되는 것까지 막는다. 술 중에서도 특히 맥주는 통풍환자에게 독주보다 해롭다. 맥주에 든 퓨린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커피와 차는 적당히 마시면 무방하다.

셋째, 가능한 한 퓨린.단백.과당.지방이 적게 든 음식을 식탁에 올리자. 특히 요산 결석이 있으면 소의 뇌. 콩팥.동물의 간.고기국물.꽁치.정어리.멸치.오징어.가다랑어 등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고기나 등푸른 생선은 통풍 환자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그러나 혈중 요산 농도가 너무 높아 현재 의사가 처방한 약을 복용 중이라면 굳이 음식을 제한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신경 쓰지 않고 먹어도 괜찮다는 말이다. 실제 퓨린이 전혀 없는 식사는 맛이 별로 없기 때문에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고려대 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송관규 교수)

넷째, 물을 충분히 마시자. 매일 최소한 10~12 컵의 물과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요산 결정이 몸 밖으로 씻겨나가는 데 효과적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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