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세현 "김정남 피습을 전쟁과 연관짓는 사람 머릿속 들여다봐야"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1일 “김정남 피습을 전쟁과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머릿속 회로가 어떻게 깔렸는지 들여다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 '안보위기론'에 정면 반발 #문재인 전 대표 자문단 공동위원장 맡아 #'사드 불가피론'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10년의 힘 위원회'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했다. 문 전 대표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10년의 힘 위원회'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했다. 문 전 대표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남의 독살과 관련해 일고 있는 안보위기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정남 독살 이후 일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ㆍTHAAD) 배치 불가피론’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정 전 장관은 “사드 배치는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드는) 중국과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감시 내지 견제하기 위해 배치하는 것”이라며 “사스비채를 정당화하면 안보가 보장된다는 것부터가 틀린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안보는 사실 북한의 300km 짜리 500km 짜리 또는 1000km 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려면 사드 같은 큰 무기는 필요가 없고,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면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발사한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발사한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조선중앙TV 캡처]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왜 우리를 상대로 비싼 무기인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겠느냐”며 “평양에서 서울까지 200km밖에 안 되고, 이번에 미사일을 쏜 광현에서 부산까지도 700km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런데 1만km 나가는 걸 쏘고, 그걸 막는 사드를 갖다 놔야 된다고 억지를 부리느냐”고 덧붙였다.

김정남 피살이 대선을 앞둔 ‘북풍(北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보수와 현 정부가 그렇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과거 60년대의 정세관에서는 먹히겠지만 (현재) 이걸로 북풍몰이를 하면 오히려 역풍이 더 세게 불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 ALTIRA(알티라) 호텔 10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안성규 중앙일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0.06.04.금 신인섭

마카오 ALTIRA(알티라) 호텔 10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안성규 중앙일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0.06.04.금 신인섭

그는 전날엔 ‘오마이TV’에 출연해 “우리도 (김정남 피살 사태와 같은) 그런 역사가 있었다. 비난한 할 처지가 아니다”라며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혐의도 그런식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실패해서 망정이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 민주국가에서 일어나지 않았나. 다행히 미국의 구원으로 김 전 대통령이 저 세상 사람은 아니게 됐다”며 “독일에서 유학생들을 북한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잡아들인 동백림 사건, 김형욱 납치사건,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을 (김정남 암살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