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경기 보고 AR로 길 찾는 평창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고글로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고글로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16일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를 가봤다. 이달부터 4월까지는 올림픽 사전 테스트 기간이다. 일반인도 현장을 찾으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KT, 내년 선보일 기술 현장 테스트 #IoT 활용한 첨단 안전설비도 구축

통신 주관사 KT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기술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5G의 빠른 속도까지 느껴볼 순 없지만 경기장에 구현될 신기술이 대략 어떤 것인지는 체험할 수 있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는 CCTV 영상 분석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관람객 안전 설비가 갖춰져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는 CCTV 영상 분석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관람객 안전 설비가 갖춰져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관람객의 눈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것은 가상현실(VR) 경기보기 서비스다. VR 고글을 쓰자 빙상에서 연기를 펼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눈앞에 들어왔다. 가만히 선 채로 좌·우, 위·아래로 시선을 돌리면 마치 관객석에 있는 듯 경기장 내부를 볼 수 있다. 선수 대기실에도 들어갈 수 있다. 경기 시작 전 스케이트 끈을 고쳐매며 잔뜩 긴장한 표정의 선수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왼쪽)에게 한 직원이 강릉 아이스 아레나의 가상현실(VR) 경기보기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왼쪽)에게 한 직원이 강릉 아이스 아레나의 가상현실(VR) 경기보기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KT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안전 설비도 만들었다. 한 관람객이 CCTV 화면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위험지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시연해봤다. 위험지역에 관람객이 들어서자마자 안전요원의 스마트폰으로 푸쉬 알림이 즉시 전달됐다. 이 시스템은 경기장 별 관람객 수도 파악해 얼마나 오래 줄을 서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증강현실(AR) 위치 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평창, 강릉, 정선 경기장까지 화살표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증강현실(AR) 위치 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평창, 강릉, 정선 경기장까지 화살표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증강현실(AR) 3차원(3D) 길 안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 경기장 내 지정좌석으로도 이동해 봤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정면을 촬영하면 파란색 화살표를 촬영된 화면에 표시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알려준다. 가는 길에 있는 화장실이나 편의점 위치도 표시된다. 외국인 선수들이나 관람객들은 인천공항부터 평창·강릉·정선에 있는 경기장이나 숙소까지 외국어 안내 없이도 불편하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동·하계올림픽이 열린다. 모두 5G 기술이 적용되는 올림픽이라 ICT 기술을 뽐내려는 한·중·일 간 기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테스트 이벤트 기간동안 한국의 기술 수준을 살펴 보려는 중국과 일본 관계자들이 많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릉=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