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PC에 바라는 희망사항 5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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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휴가 기간 동안 2003년 선보일 PC의 발전상에 대해 필자가 바라는 몇 가지 사항들을 한번 정리해보았다.

필자가 바라는 사항을 정리하는 일은 꽤 오래됐다. 인터넷 광고 수신을 조건으로 PC를 공짜로 준다는 테크 엔칠라다(Enchilada)를 관심 있게 살펴보면서 이것의 가치에 대해 필자는 이것저것 적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던 것이 현실화 돼 가는 과정에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인정하듯이 오랜 기간 동안 발전해온 것들과 달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진 예는 두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컴퓨터 하드웨어부문에서, 매킨토시는 지난 20~30년을 특징짓는 첨단 기술개발의 선봉에 있었다. 골수 PC 전문가들은 이에 반박하겠지만 매킨토시는 분명 업계의 품질 기준을 정립했으며, MS를 포함한 다른 컴퓨터 생산업체들은 그 기준을 뛰어 넘기보다 엇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매킨토시는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컴퓨터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쳐지지 않게 해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하면서 많은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훌륭한 제품이 처음 선보인 때는 1984년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이었고, 사담 후세인은 미국의 친구로 여겨졌다. 그 뒤를 이어 애플 컴퓨터는 디자인과 운용체제에 새로운 발전을 이룩했지만 이렇다 할 두 번째 '히트' 상품을 내놓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가장 최근 기술발전의 개가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일리노이 대학의 팀 버너-리와 안드레센 연구팀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지만, 정작 공로를 인정받아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 바로 인터넷은 美 국방부 후원 아래 일시적 용도로 개발됐던 조금 구식 기술이었는데 이 기술의 원형은 DARPA 프로젝트로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후로 이 두 가지 발전에 견줄만한 것은 아직 없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올해는 뭔가 놀랄만한 사건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뭔가 획기적인 발명으로 인해 지난 20~30년 동안 거북이 걸음을 해왔던 PC 개발이 새롭게 약진하는 해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여기에 필자가 선정한 2003년 PC에 바라는 몇 가지 사항을 소개한다. 독자들의 생각과 비교하면서 살펴보길 바란다.

대중 운용체제, 소수로 압축

많을 필요가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어떤 것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이른 봄맞이 정리를 한 번 해야 할 시기다. 우선 그 대상으로 윈도우, 리눅스, 맥 OS 및 유닉스가 있고, 추가로 VxWorks, QNX, pSOS, eCos, BeOS, 프리BSD, NetBSD, 오픈BSD, BSD/OS, KYOS, z/OS, OS/400, MPE, 팜OS, 윈도우 CE, NitroOS-9, 오픈VMS, NonStop Kernel(NSK), TinyOS, GNU 리눅스, 미닉스(Minix), Multics, 넷웨어(NetWare)를 꼽을 수 있다. 이 밖의 것들도 포함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주력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붇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기술혁신이란 여전히 아득히 먼 훗날의 일이라는 것이다.

끊기지 않는 인터넷 접속

개인은 점차 PDA, 호출기, 휴대전화 그리고 노트북 등에 강하게 사로잡혀가고 있다. 과연 이러한 디지털 장치들이 인터넷뿐만 아니라, 상호간에도 지속적인 접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어쨌든 원활한 접속을 향한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친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이 개념을 놓고, MS의 연구원들은 한 동안 심도있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 개념은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최신 정보가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전달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야후 알림 서비스보다 한 수 위인 기술이다. 기반 시스템은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어 하루 종일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한다. 당신이 컴퓨터 앞에 있든 안데스 산맥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든 이 컴퓨터를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테라바이트(TB)급으로 용량 확대

발명가인 스티브 펄먼은 테라바이트 용량이 일반화되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의 단면으로 모피어스(Morpheus)와 냅스터(Napster)를 예로 들고 있다. 1000시간 분량의 동영상 컨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가격은 그리 비쌀 필요가 없다. 실제로 새로운 하드디스크 가격은 한 세대가 변하는 동안에도 그리 크게 바뀌지 않았다.

주인과 노예 관계 종식

컴퓨터 주변장치는 그들의 주인 지시에 잘 따르도록 만들어져야 하며 그 반대의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이미 타계한 전 MIT 컴퓨터 공학 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더토우자스는 美 과학 전문잡지인 싸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의 지면을 통해 “우리는 300년 전에 기술과 인간성을 분리시키는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그의 지적은 정확했다. 이제 기술과 인간성을 다시 결합시켜야 할 때이다. 왜 우리는 여전히 하루 종일 모니터에 눈을 고정시킨 채 아무 말도 못하는 기계들 앞에 앉아있는 것인가? 필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는 확실하며 우리 자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바라는 PC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그 내용을 필자에게 보내주기 바란다. 필자가 휴가를 마치고 업무를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아직 며칠 더 남아있으니 말이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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