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NG] [통아지 상담실] 왜 뚱뚱해 보이죠? 거울이 고장났나 봐요

TONG

입력

업데이트

[그래픽=양리혜 기자]

[그래픽=양리혜 기자]

“거울보기가 점점 싫어져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느는 건 살뿐인가요..?”

안녕~ 나는 TONG의 대표 캐릭터 통아지야. 여러분은 요즘 새로운 학교나 학년을 준비하느라 바쁘겠지? 사실 새 학기를 앞두고 통아지에게 ‘외모’에 관해 고민을 토로하는 친구들이 있었어. 새 친구들 앞에서 '이미지 역전'하고 싶지만 두꺼운 겨울 외투를 벗으면 드러날 살, 맘에 들지 않는 외모 때문에 고민이라는 거지. 하루의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내는 학생들은 턱없이 부족한 운동량 때문에 살이 잘 찔 수밖에 없어. 설령 많이 먹지 않더라도 말야.

거울을 볼 때마다 '거울이 고장났나?' 싶고,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 심지어 자존감마저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 그래서 통아지는 여러분들의 ‘외모’에 관한 다양한 고민을 들어보기로 했어. 그리고 이 고민의 원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지. 자신의 외모와 신체로 인해 고민이 많은 친구들이 있다면, 어서 와~.

다이어트, 누구나 하는 거 아니에요?

아마 많은 친구들이 다이어트 경험이 있을 거야. (성공의 유무와 상관없이 말이야.) 실제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 (2014)’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30일 동안 체중 감소를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 남학생은 23.1%, 여학생은 45.1%를 기록했어. 절반에 가까운 여학생들이 최근 다이어트 시도를 한 셈이지. 하지만 문제는 방법이야.

체중감소를 시도한 학생 중 남학생 13.4%, 여학생 18.8%가 부적절한 방법을 썼거든. 의사의 처방 없이 다이어트 약을 먹거나, 무작정 굶기, 설사약 또는 이뇨제를 먹거나, 먹은 걸 토하는 방법 등을 말해. 특히, 식사를 하고 구토를 하는 행동은 섭식장애인 일종인 폭식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실제로 통아지가 TONG의 익명 채팅인 '복면토크'방을 열어 친구들과 다이어트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대부분 저마다 한번쯤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어. 2주 동안 물만 먹고 다이어트를 하다가 쓰러진 친구도 있었고, 건강 보조 식품만 먹으며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한 친구도 있었지.

학교에서도 외모가 '갑'이라고요!

그런데 친구들이 왜 이렇게 다이어트에 매달릴까? 청소년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외모’를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교내 분위기와 사회적인 풍토가 아닐까 싶어. 통아지가 복면토크로 수집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볼래? 예민한 문제라 이름은 숨겼으니 이해해줘~

“남학생들은 이성친구 때문에 살을 빼려는 경우가 많아. 이성친구가 없으면 만들기 위해서, 연애를 하고 있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다이어트를 하기도 해.”

"교내 밴드부에서 멤버를 모집하는데 평범하게 생긴 한 명은 ‘월광’을 연주했고, 잘 생긴 다른 한 명은 ‘떴다 떴다 비행기’를 연주했어. 누가 뽑혔을까? 바로 '떴다 떴다 비행기'를 연주한 잘 생긴 친구였어. 밴드부와 방송부, 댄스부 같은 동아리는 암묵적으로 '외모로 뽑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예체능 동아리만의 문제가 아냐. 교지 편집부 역시 자소서나 기획안 등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냥 외모를 보고 뽑더라고. 학교에서는 외모가 영향력이자 권력이지.”

외모를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이런 학교 분위기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해.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청소년에게 조차 외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풍토가 청소년의 신체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어.

남심 저격 교복 핏, 은밀하게 날씬하게, 핫 슬림 핏...

지난 2015년 가수 박진영과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한 교복 광고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며 해당 업체가 광고를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중앙포토]

지난 2015년 가수 박진영과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한 교복 광고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며 해당 업체가 광고를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중앙포토]

학생복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는 단연 ‘핏’이라고 할 수 있어. 교복 광고에서 학생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날씬하게 보이는 ‘핏’을 주로 강조하기도 하거든. 몇 해 전에는 모 교복업체에서 ‘코르셋 재킷’이라는 광고를 선보여 논란이 된 바 있어. 하지만 소위 ‘핏 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선보인 건 비단 이 업체뿐만이 아니야.

다른 교복업체들 역시 '남심 저격 라인' ‘핫 슬림 핏’ ‘은밀하게 날씬하게’ 등의 마케팅으로 교복의 슬림한 핏을 강조하곤 해. 친구들은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나봐.

“그런 교복 광고를 보면, 나와는 다른 사람들만 입는 옷 같은 기분이 들어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해.”

“모델이니까 가능한 핏이란 걸 알면서도, 친구들은 교복을 선택할 때 핏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 그리곤 작아져서 다시 사는 경우가 많아.”


교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교복 마케팅에 대해 “아이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선택한 단어일 뿐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반박했어. “학생들이 교복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실루엣이기에 학생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선 핏과 실루엣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 글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문제라고 봐야 할까?

이상적인 비율, 나는 왜 아닌지

너희도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 좋아하지? 날씬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마른 그들의 모습이 청소년들의 신체 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해.

“팔다리가 가늘어서 무슨 옷이든 잘 어울리는 연예인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 왜 같은 옷을 입어도 나는 이 모습인지... 연예인과 나를 비교해 본 적 있어.”

“마른 몸매의 아이돌 가수를 보면, 얼마만큼 안 먹고, 얼마만큼 운동하면 저렇게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이밖에도 아이돌 가수의 몸매 사진을 소위 ‘자극 짤’로 이용하기도 해. 한 친구는 “다이어트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괜히 내 모습을 자책한 적도 있다”고 말했어.

‘청소년의 연예인에 대한 관심과 섭식장애'(심재웅·황재원, 2016) 연구에 따르면, "연예인을 동경하고 집착하는 증상이 강하게 보일수록 거식증이나 폭식증을 포함하는 식습관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 즉,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를 많이 접하고 좋아할수록 자신의 외모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서울 성모병원 이글라라 교수는 “청소년 스스로가 연예인과의 비교를 통해 나 자신의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어.

SNS로 다이어트 약을 사봤다고?

[자료사진=증앙포토]

[자료사진=증앙포토]

다이어트의 정석은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는 거야. 하지만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판에 다이어트의 정석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지.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극단적인 방법에 관심을 보이기도 경우도 있어. 특히 요즘은 SNS상의 다이어트나 성형 광고에 쉽게 노출되면서, 실제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거나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해.

“내 친구는 인스타그램의 광고를 보고 다이어트 약을 구입했어. 지금 일주일째 먹는 중이야.”


인터넷을 떠도는 소위 ‘연예인 식단’을 따라 해 보는 청소년도 많았어. 그 중에는 하루에 200kcal정도 밖에 안 되는 극단적인 식단도 있었어.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질병관리본부, 2014)에서 청소년의 신체 이미지와 관련된 통계를 살펴보면, 여학생과 남학생의 비만율은 각각 13.7%와 6.1%인 반면 ‘자신이 살이 찐 편’이라고 인지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각각 21.7%와 35.5%였어. 심지어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2016년 성인지 통계: 서울시 여성과 남성의 건강실태 분석’에 따르면, 정상 체중 여학생의 50.7%가 스스로 뚱뚱하다고 답하기도 했어.

[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청소년 비만율이 증가한다’는 것만 강조하는 학교와 언론의 탓도 있을 거야. 통아지 눈에는 비만율 보다는 정상 체중인데도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신체 이미지 왜곡율이 훨씬 높아 보여.

살 빼란 말 한 마디는 '섭식장애'의 트리거

문제는 외모에 대한 과도한 강박은 ‘섭식장애’와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거야. 다이어트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거식증(심리적인 원인으로 음식을 거부하는 증상)’과 ‘폭식증(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고 구토를 하는 증상)’으로 대표되는 섭식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 대부분 초반에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아. 섭식장애는 음식에 대한 가벼운 정신적인 부담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심해지면 ‘폭식증’을 유발하기도 하지.

주변 인물들의 태도나 행동도 매우 중요해. 친구나 가족들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에겐 섭식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특히나 친구들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체중과 외모에 대해서 청소년에게 지적하는 것은 자칫 섭식장애를 불러오는 방아쇠를 당기는 행동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어. 그러니 친구의 외모를 지적하지 말고, 외모를 지적하는 이들에겐 '너나 잘 하세요'라며 개의치 않는 강한 멘탈이 필요해.

"나는 아름답다, 나는 아름답다"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 초기에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기가 어려워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한다면,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우울증과 대인관계의 문제 등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어.

조기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습관화, 만성화가 되면 더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거식증보다는 그 증세가 가벼운 폭식증의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아. 마음만 먹으면 나의 의지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이글라라 교수는 “섭식장애가 별 것이 아니라 여겨 청소년기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괜찮아졌다고 생각하더라도 성인이 되어 다시 발병할 확률이 무척 높다”고 말했어.

폭식증 초기의 경우 주로 정신적인 치료가 주를 이루는데, ‘인지행동 치료(카운슬링과 정신치료의 시도를 가리키는 폭 넓은 개념의 심리 치료)’나 ‘가족 치료(가족과 함께하는 상담치료)’ 등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해. 병원을 빨리 찾을수록 더 빨리 호전될 수 있지. 하지만 가벼운 증상이라고 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거식증을 동반한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어.

한 학생은 3개월에 12kg이나 체중이 감소하는 거식증 증상으로 학교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그나마 일찍 병원을 찾은 덕분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대. 주변 사람들의 격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자존감을 지키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말해봐.

"나는 아름답다. 나는 아름답다. 나는 아름답다."

혹시나 힘들다면 통아지에게 찾아와. 언제든 아름답다고 말해줄게! 안녕~

글= 이다진 인턴기자 lee.dajin@joongang.co.kr
도움말=김율리(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이글라라(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추천 기사]
[통아지 상담실] 완벽한 콘돔 사용법을 알려줄게!
(http://tong.joins.com/archives/34663)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남심 저격 교복 핏, 은밀하게 날씬하게, 핫 슬림 핏...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