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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본사가 특종보도한 정선 4자매|매·란·국·죽 4쌍둥이 이젠 국교4년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매·란· 국· 죽.
꼭 10년전 중앙일보가 특종 보도로 그 탄생을 온 세상에 알렸던 국내 최초 정선의 네쌍동이. 그 4자매가 이제 10세 어엿한 국교4학년 소녀로 자라나 창간22돌 중앙일보를 읽는다. 『토요일 어린이 페이지 숨은 그림찾기가 제일 재미 있어요. 그날은 숙제도 미루고 넷이서 찾기 내기를 해요』
쌍동이자매의「얌전이 언니」일매 양.
『언니는요, 이담에 커서 선생님이 되겠대요. 그렇지 만저는 가수가 될래요』
넷중에 가장 개성이 강하고 활달한 세째 일국이는 노래가 취미. 음악시간이 가장 즐겁다.특활 영어반에 들어 집에 오면 토막영어로 언니들에게 뽐내 눈총을 받고도 깔깔 거린다.
둘째 일란이는 누구보다 샘이 많고 깍쟁이인데 체조에 남다른 소질을 보인다. 반에서 우유급식 책임을 말아 아침마다 남보다 더 바쁘다.
막내 일죽이는 막내 답지않게 의젓하고 차분한 성품에다 공부를 제일 잘하는 모범생. 그림을 특히 잘 그려 언니들의 그림 숙제까지 돕는다.
『저희두요, 일매 언니처럼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둘째와 네째의 합창.
『글쎄 태어날 땐 생긴 모습도 노는 것도 판에 박은 것 갈이 똑같던 얘들이 크면서 성격도 소질도 조금씩 달라 지네요. 신기해요. 하루가 다르게 크는 모습에 대견하고 기쁘지만 이제부터 가르칠 일을 생각하면 걱정이 큼니다』
우리나라 역사이래 처음 일난성 네쌍동이 딸의 부모가 돼 이만큼 키우느라 여느 부모보다 적어도 네곱은애를 써봤을 아버지 최병규씨 (46)와 어머니 손순자씨 (40) 부부. 보람과 걱정이 엇갈리는 표정으로 방삼 머리에 둘러앉은 매·난·국·죽을 둘러본다.
이들 네쌍동이 일가족은 중앙일보 창간일인 9월22일이「가족의 날」
네쌍동이의 출생일은 77년5월12일이지만 네쌍동이가 부모와 함께 이렇게 자랄 수 있게 된 것은 중앙일보의 보도를 계기로 각계에서 쏟아진 도움의 덕이었기에 중앙일보생일인 9월22일을 일가족의 생일로 삼아 뜻깊게 지내오고 있단다.
『그때 중앙일보보도가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네딸을 함께 키울 수 있었겠 읍니까』당시 정선군 북면 구절리우체국 임시 집배원으로 일하다 어느날 아침 기다리던 아들대신 네쌍동이 딸의 아빠가 돼버린 최씨는 당장 보육기에 옮겨진 네딸의 하루 2만원이 넘는 병원비도 감당할 수 없어 친권을 포기 하겠다고 키워줄 독지가를 찾았었다.
그러나 6월13일 중앙일보에 최씨의 딱한 사연이 보도되자 각계의 온정이 밀려들었다.
태평양화학 서성환 회장은 보육비로 3백만원을 보냈고 쌍동이가 입원했던 동원보건원은 네쌍동이의 평생건강을 돌보겠다고 나섰다. 동원보건원은 월4만5천원 임시직업의 아버지 최씨틀 경비원으로 고용,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각계에서 답지한 성금으로 사북2이에 지은 24평짜리 문화주택에서 일가는 지금도 산다.
그뒤 백일·돐·국교입학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네쌍동이의 자라는 모습은 중앙일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 졌였다.
현재 네쌍동이는 키가 모두 1백35㎝, 몸무게 26·5㎏. 같은또래보다 3㎝이상키가 커 늘씬한 몸매에 벌써 큰애기꼴(?) 이 난다. 주치의인 동원보건원장 이윤재박사(59)는 『올들어 감기 한번 걸 린일 없다』고 말했다.
나란히 승북국교4학년인 자매는 첫째는 5반, 둘째는 l반, 세째는 4반, 막내가 3반으로 반은 각각 다르다.
그러나 아침7시면 네자매가 사이좋게 집을 나서 수업이 끝나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집으로 들이닥쳐 온 집안이 시끄럽다.
그러나 넷다 엄마를 도와 밥을 짓고 빨래를 할만큼 자라 이제는 최씨집「살림밑천」. 그중에도 밥은 막내가 제일 잘한다.
네딸 뒷바라지에 아버지 최씨는 3년전 좋아하던 술·담배를 끊었다. 어머니 손씨도 월1만2천원씩 드는 주산학원을 보내달라는 네딸들의 성화에 4월부터 사북광업소 직원식당에 나가 청소해 주고 학원비를 대고있다.
동원보건원서 주는 특별 지원금 10만원을 포함, 최씨의 윌급 23만원과 손씨의 월급을 합해야 최씨집 한달수입은 4O만원이 채 안된다. 딸 둘을 낳고 난 뒤 네쌍동이를 낳고도 다시 아들을 볼까해서 두 아이를 낳은 것이 모두 딸이어서 딸만 여덟이 된 최씨네 10식구, 생계가 빠듯하다.
태어나 양육의 걱정이 이제는 교육의 걱정으로 바뀌자 지금까지 네쌍동이를 돌봐온 동원보건원은 22일 사북광업소 성악신소장·이룡운사북읍장·허창신지서장등 지역인사 10여명으로「4쌍동이 장학 후원회」를 조직, 발족 시켰다.<사북= 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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