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영화인 대책위 공동위원장 "극장 잡기 힘들어지면 제작 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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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영화의 전성시대다. 이젠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나.

"그리 간단치 않다. 멕시코의 영화산업은 대단한 활황이었다.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가입한 뒤 자국 영화 점유율이 5%대로 뚝 떨어졌다.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 한국 영화산업의 시스템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미국 영화산업의 거대 자본과 어마어마한 물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2시 서울 남산의 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 즉각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줄에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정지영 감독(앞줄 왼쪽에서 첫째)과 배우 안성기씨(앞줄 왼쪽에서 넷째)가 보인다. 김성룡 기자

-일부에선 '집단 이기주의'란 시선도 있다.

"영화인은 2만여 명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수천만 명의 국민이다. 자국의 문화와 정체성이 녹아 있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을 지키려는 노력이 어떻게 '집단 이기주의'인가. '영화=문화'임을 잊어선 곤란하다."

-배우들의 심리적 위축감은 어느 정도인가.

"너무 충격이 커서 아직도 머리가 띵한 상태다. 얼마나 타격을 받게 될진 미지수다. 그러나 극장 잡기가 힘들어지면, 한국 영화의 제작 편수도 줄어들 것이다.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일거리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한국 영화 산업의 규모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백성호 기자<vangogh@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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