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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손쉽게 배울 수 있게 비빔밥 조리 동영상 SNS에 띄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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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Hi! My name is Lee Yun-jae.(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윤재입니다.)”

전주시 1일 페북 영문홈피에 올려
매달 한식 소개 프로그램 첫 메뉴
국제한식조리학교 재학생이 시연
영어 자막 처리 등 외국인도 호응

희고 긴 셰프 모자를 쓴 젊은 여성 요리사가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한 뒤 요리를 시작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양파와 무·호박·당근·버섯·쇠고기 등을 썰던 요리사는 프라이팬을 꺼내 레인지 위에 올렸다. 이어 도마 위에 가지런히 썰어놓은 재료들을 프라이팬에 볶은 뒤 쌀밥 위에 둥그렇게 얹자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이 탄생했다.

국제한식조리학교에 다니는 이윤재씨가 외국인에게 소개할 비빔밥 조리법을 시연하고 있다. 전주시는 이 과정을 동영상에 담아 외국인용 페이스북 영문 홈페이지에 띄웠다. [사진 국제한식조리학교]

국제한식조리학교에 다니는 이윤재씨가 외국인에게 소개할 비빔밥 조리법을 시연하고 있다. 전주시는 이 과정을 동영상에 담아 외국인용 페이스북 영문 홈페이지에 띄웠다. [사진 국제한식조리학교]

지난 1일 전북 전주시가 외국인들을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2분7초 분량의 비빔밥 요리 동영상이다. 전주시는 이날 외국인용 페이스북 영문 홈페이지인 ‘전주, 한국에 관한 모든 것(Jeonjun, All about Korea)’에 최초로 한식요리 영상을 올려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주시는 7일 “올해부터 국제한식조리학교와 손잡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해 매달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용 페이스북과 국제한식조리학교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는 프로그램 제목은 ‘국제한식조리학교와 함께하는 맛있는 전주’다.

국제한식조리학교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스타 요리사를 양성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라북도·전주시·전주대가 2012년 설립한 세계 최초의 한식조리학교다. 앞서 전주시는 전주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달 영문으로 된 외국인용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지난해 7월 세계적인 여행 잡지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3대 명소’로 전주를 선정한 게 계기가 됐다.

전주시와 국제한식조리학교는 외국인에게 소개할 첫 한식 메뉴로 비빔밥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한국음식이자 ‘맛의 고장’인 전주를 상징하는 음식이어서다.

비빔밥 요리 시연은 국제한식조리학교의 한식 스타셰프 2기 과정에 재학 중인 이윤재(24·여)씨가 맡았다. 촬영은 지난달 13일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진행됐다. 프로그램 기획부터 동영상 촬영·편집·자막 작업은 전주시 자치행정과 국제교류팀 직원들이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분담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고한 일정보다 영상 공개가 늦어졌지만 요리영상을 본 외국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전주 지역 한 대학교의 영어 강사인 캐나다 출신 데이비드 반 브레다(35)씨는 “동영상이 길지 않아 지루하지 않고 요리하는 과정이 짧은 컷으로 빠르게 이어져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사는 폴린 모리스(50·여)씨는 “다른 한식요리 영상들과는 달리 비빔밥은 대부분 뉴질랜드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어서 만들기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애진(58) 전주시 국제교류팀장은 “50분이 걸리는 비빔밥 조리 영상을 2분대로 압축하고 핵심 조리법만 간단한 영어 자막으로 처리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민계홍(54) 국제한식조리학교 교장은 “국제한식조리학교 학생들이 레시피 작성부터 요리 시연까지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습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국제한식조리학교 측은 올해 소개할 한식으로 오곡밥과 불고기·갈비찜·떡볶이·잡채·삼계탕·김밥·제육볶음·해물파전·김치찌개 등을 준비 중이다. 김연지(34) 전주시 국제교류팀 주무관은 “한식조리 영상은 한국 전통음식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메뉴를 댓글로 남기면 이를 반영해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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