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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변호인’이 ‘성찰’이면 이 영화는 ‘냉철’...1000만 감독 양우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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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는 남한과 북한의 아슬아슬한 긴장 관계를 그린다. 그만큼 팽팽한 심리극과 대규모 전투 장면을 예고하고 있다. 2월부터 강원도 철원, 경기도 파주 등지에서 촬영을 시작하는 양우석 감독에게 이 영화에 대해 물었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사진=라희찬(STUDIO 706)

‘강철비’는 어떤 영화인가.
“‘변호인’을 관통하는 주제가 ‘성찰’이었다면, ‘강철비’는 ‘냉철’에 관한 영화다. 우리나라에는 남북 문제에 관해 감정을 앞세우거나, 진영 논리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남북 관계와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주요 캐릭터가 남북한의 권력자들이다.
“남북 문제, 전쟁 등의 큰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최상위 권력층을 주요 캐릭터로 삼았다. 엄철우는 북한 정찰총국에서도 비밀 미션을 수행했던 핵심 요원이다. 엄철우 역시 안보에 관한 첩보를 바로 수집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엄철우와 곽철우는 어떤 사람인가.
“엄철우는 시한부 인생이다. 그래서 가족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가 전쟁을 막으려는 이유는 국가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안전 때문이다. 반면 곽철우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려 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칭 ‘진성우파’다.”
‘좌파 논란’이 있던 ‘변호인’을 의식한 설정인가.
“전혀 아니다. ‘변호인’ 때 인문학적 가치는 말살한 채, 진영 논리만 펴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웠다. ‘강철비’도 단순히 좌우 문제로 해석되면 안 된다. 영화가 어떤 이슈에 대해 한쪽 편에 서서 답을 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앞서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강철비’나 분단을 다룬 기존 영화들의 큰 주제는 일맥상통한다. 선우휘 선생이 쓴 한국전쟁 배경의 『단독강화』(1959)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전투에서 살아남은 두 군인 이야기다. 가까스로 함께 동굴에 들어가 전투식량을 까먹던 두 사내는 서로가 적군인 것을 알고 총을 겨누지만, 다시금 경계를 풀고 마주 앉는다. 이 소설의 이야기가 남북 문제를 소재 삼은 영화 모두를 관통하는 원형이라 생각한다. ‘강철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펙터클과 사회적 메시지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전쟁 스펙터클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신뢰성과 진정성을 획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스펙터클도 최대한 진솔하게 보여 주려고 한다. ‘진짜로 이럴 일이 있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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