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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세대 核개발 극비회의

중앙일보

입력

소형 핵무기 개발 등 차세대 핵정책을 논의하는 미국의 정부.군 최고위 관계자 회의가 열린다.

영국 BBC방송은 7일(현지시간) 미 전략사령부 (STARTCOM.네브래스카주 오풋 공군기지)에서 국가핵안보국(NNSA).국방부 관계자 및 핵물리학자 등 1백50명이 참석하는 극비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6일 보도했다.

방송은 미 의회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의 총괄적인 핵정책을 다룰 이번 회의에서 소형 전술핵인 미니 누크와 지하에 은닉한 핵.생물.화학 무기 등을 파괴할 수 있는 지표 침투 폭탄(EPWs.벙커 버스터) 등 핵탄두를 탑재한 차세대 무기 개발 일정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교도(共同)통신은 신형 핵무기 개발을 위해 그동안 금지됐던 핵실험의 재개 여부도 이 회의의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회의가 미국의 재래식 핵무기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BBC방송은 이번 전략사령부 회의가 2001년 12월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핵정책 재평가 보고서'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냉전이 해체된 현 국제정세는 장거리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대형 핵탄두로 상징되는 재래식 핵무기의 용도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차세대 미군의 주력 전략.전술 무기는 소형.첨단.정밀화시켜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당시 J D 크라우치 미 국방부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는 "미국은 냉전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중의 적들과 맞부닥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보이지 않는 적들에 대처하기 위해선 다양한 형태의 신무기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핵실험을 전제로 하는 미국의 신형 핵무기 개발 움직임은 핵실험의 전면 중단을 결의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핵확산 감시단체들은 "미국이 대테러전이라는 명분 아래 국제적인 핵 감축 추세를 거슬러 핵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정용환 기자good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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