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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길영의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관광 vs 여행, 그 관점의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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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관광과 여행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람들이 남긴 일상의 데이터 속 ‘관광’은 ‘여행’에 비해 6분의 1의 관심밖엔 받지 못합니다. 또한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여가 문화가 발달하며 여행이라는 말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관광이라는 표현은 좀처럼 증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관광’은 대체로 산업에서 사용되는 언어이고, ‘여행’은 일상어이기 때문입니다. 관광이라는 단어는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 같은 공공기관의 명칭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 친구에게 ‘우리 관광 갈래?’라는 표현을 쓰진 않으실 터이니까요.

최근 여행과 관련해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는 키워드는 ‘맛있다’ ‘예쁘다’, 그리고 ‘저렴하다’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맛있다’는 여행뿐 아니라 사회의 트렌드이기도 해, 여행의 목적 자체가 미식인 여행 또한 뜨고 있습니다.

두 번째 ‘예쁘다’는 미적 감각이 섬세해지는 시대를 반영합니다. 무엇보다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아름다움을 중시합니다. 휴대전화에 탑재된 성능 좋은 카메라로 일상을 남기던 습관은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빛을 발합니다. 그 결과를 소셜네트워크에 남기고 ‘좋아요’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친구들의 멋진 여행기가 일상 속 지친 내게 어디론가 떠나길 유혹하는 것도 역시 사진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저렴하다’는 여행이 실속 있는 소비로 변모함을 의미합니다. 팍팍한 삶이 반영되는 것도 있지만 예전에 아주 드물게 가던 여행이 횟수가 늘어나는 것도 역시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계를 모아서 농번기 끝나고 관광버스로 가던 한풀이 여행이 아니라, ‘이번 주말 어디 갈까’ 하듯 생활에 여행이 포함되게 된 것이죠.

위 데이터를 참고한다면 지역의 ‘맛집’을 사진이 멋지게 나오도록 ‘예쁘게’ 꾸미고,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바로 트렌드입니다. 트렌드라는 것은 대중의 욕망이 흐르는 곳을 향하는 것,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입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제주와 부산, 전주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자신의 고장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오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희망을 현실화하기 위한 시도의 출발점은 먼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 공급자의 생각에서 수요자의 생각으로 관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