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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안보정책 핵심 엘리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시대 출범
친러, 보수강경 매파, 반이슬람 성향의 외교안보팀

트럼프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대선과정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힘을 통한 평화”를 선언했던 도날드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 미국 군사력의 재건, 불공정 무역행위 시정,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트럼프의 미국은 세계 주요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했으며,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대외정책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 미 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대외정책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 미 백악관 홈페이지]

대선과정에서 김정은과 햄버그를 먹으면서 대화할 것이라든가 한국에 대해 방위비분담금을 100% 부담하게 할 것 등 트럼프가 언급했던 말들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우리에게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대외정책은 대통령 1인이 주도하기보다는 의회, 여론, 이익집단, 행정부 및 백악관 참모들의 합작품이며, 그 중에서도 백악관 안보보좌관, 국무장관, 그리고 국방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미국 내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과 중앙정보국(CIA)도 세계 각국의 정보를 수집 분석하면서 정책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이들을 보좌하는 국가안보회의(NSC) 아태담당보좌관과 국무부 및 국방부의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 실무책임자들이 있다.

펜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에 취임했다. [사진 미 백악관 홈페이지]

펜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에 취임했다. [사진 미 백악관 홈페이지]

현재 일부 실무진을 제외하고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은 대부분 갖추어졌다. 이들 중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반이슬람 및 대북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악관 안보보좌관, 국방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군 출신으로 아프간전 또는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군을 중시하고 반이슬람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이들의 성향으로 보아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친러, 중국 견제, 중동 중심의 외교를 펼칠 것이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지금보다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주요 인사 및 성향

직책

성명

경력

대외정책 성향

부통령

마이클 펜스

정치인

- 공화당 강경파 티파티 소속
- 시리아 개입 찬성, 중국에 우호적

백악관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

정치인

- 유연한 정치적 사고를 가진 강경 우익
- ISIL 척결 등 반이슬람 성향

백악관
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3성장군

- 이라크전 및 아크간전 참전
- 김정은 정권교체 등 강경 대북정책
- 사드 배치 및 강력한 한미동맹 지지

국무부장관

렉스 틸러슨

경제인

- 엑슨 모빌 CEO, 푸틴과 17년 친구, 친러성향
- 미국의 힘, 안보 및 동맹 중시

국방부장관

제임스 매티스

4성장군

- 해병대 사병 출신 4성 장군
- 제1 해병원정군사령관 및 중부군사령관
- 아프간전과 이라크전 참전, 이란 핵협상 반대

국토안보부
장관

존 F. 켈리

3성장군

- 이라크전 참전, 제1 해병원정군사령관
-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반대
- 멕시코 국경안보 강화 지지

CIA 국장

마이클 폼페오

정치인

- 웨스트포인트 졸업, 대위 예편, 반이슬람 성향
- 하버드대 로스쿨, 대북제재 무용론
- 이란과 북한은 악마의 파트너십

기존 대외정책의 연속성 유지
미국의 패권강화, 반테러, 비확산, 중동 안정화 등

대선과정에서 트럼프는 해외 개입을 축소하고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천명했으나,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도 패권강화, 반테러, 비확산 및 반확산, 군사력 증강 및 해외주둔, 중동 안정화 등 기존 대외정책의 연속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패권 강화를 위해 군사력 증강에 중점을 두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도전과 ISIL 척결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동맹국과 우방국의 안보 책임 및 비용 분담을 강조할 것이지만 동맹의 약화를 초래할 정도로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호무역을 강조하지만 자유무역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요 군 지휘관이 모였다. 메티스 국방장관을 비록해 국방 차관, 합참의장 그리고 합참 부의장이 함께 앉아있다. [사진 미 국방부 홈페이지]

미국 주요 군 지휘관이 모였다. 메티스 국방장관을 비록해 국방 차관, 합참의장 그리고 합참 부의장이 함께 앉아있다. [사진 미 국방부 홈페이지]

미중갈등 고조 예상, 우리의 선제적 대응 시급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미국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해소된 듯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있다. 남중국해 문제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이 대북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한반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우리에 대해 방위비분담금 증액 및 국제안보역할 확대를 요구할 경우 우리의 안보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NLL 및 사이버 도발위협에 더하여 혼란스러운 국내 정국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의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 확고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및 주요 싱크탱크들과의 긴밀한 정책협조 채널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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