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인생' 어떤영화] 건달의 불나방같은 삶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장군의 아들'이 향수를 일으키는 영화였다면 이번 작품은 아픔에 관한 영화가 될 겁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하류인생'을 이렇게 정의하면서 "그동안 한국영화에는 역사와 시대상을 제대로 살려낸 작품이 적었는데 이번엔 우리 현대사가 사실적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류인생'은 195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가 시간적 배경. 밑바닥 생활을 하던 건달 같은 한 사내가 권세를 얻어가면서 정치 권력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정감독은 "4.19와 5.16, 10월 유신 등 한국사의 물줄기를 바꾼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제대로 그릴 것"이라며 "학생 데모와 쿠데타 장면 등을 재현하기 위해 엑스트라만도 연인원 1만명 이상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부천시의 협조로 드라마 '야인시대'세트장 옆 약 3천평의 공터에 당시 서울의 명동 거리를 만들고 있다.

이태원 사장은 "작품이야 임 감독이 전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액션과 멜로, 역사가 모두 녹아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 세 사람의 젊은 시절을 되새길 수 있고 당시 영화계에 얽힌 뒷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인지, 임 감독과 11편째 같이 작업하지만 이번 시나리오 작업이 가장 재미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주인공인 조승우는 '불량' 고등학생부터 해결사 노릇을 하는 중년 사내의 역할까지 소화하게 되며 최근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에 출연했던 김민선은 여교사 역을 맡는다.

'하류인생'은 이달 말 촬영에 들어가 내년 5월께 개봉할 예정이다.

이영기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사진설명>
임권택 감독의 신작 '하류인생'에 출연하는 신인 배우들. 4백여명의 응모자 중에서 선발된 1백16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7,8일 이틀에 걸쳐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