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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사오정] 손학규 개혁회의 출범…국민의당 행사?

중앙일보

입력

2년여의 칩거(蟄居)를 끝내고 지난해 10월 정계에 복귀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이하 개혁회의)’를 출범시키고 본격 세력규합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개혁회의의 출범으로 인해 제3지대가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혁회의 창립대회는 국민의당 행사로 착각할 정도였다.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있다.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가 입당해 안철수 전 대표 등과 경선을 치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지난 2일 당대표출마를 선언하며 “안철수ㆍ천정배ㆍ손학규ㆍ정운찬 등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분들을 모셔 대선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말하기도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인사 나누고 있다.박 대표 뒤 오른쪽은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조문규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인사 나누고 있다.박 대표 뒤 오른쪽은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조문규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당 면면을 보면 손 전 대표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문병호 최고위원,조배숙 정책위의장, 채이배ㆍ김성식ㆍ이동섭ㆍ이상돈 의원 등 국민의당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인사말 첫 머리에 “오늘 이 대회에 제가 사회를 맡으려했다”며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에게 사회를 빼앗겼다”고 말해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표의 손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각별한 애정 표현을 한 것이다. 한편 박 대표와 더민주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로 먼저 축사를 하라며 양보하기도했다. 김 위원장이 극구 사양하자 박 대표가 먼저 연단에 올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출범시킨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조배숙 정책위의장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출범시킨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조배숙 정책위의장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롯해 김성수ㆍ최명길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를 맡았다. 지난해 10월 손 전 대표와 동반 탈당한 무소속 이찬열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손 전 대표보다 먼저 자리에 나란히 앉은 박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은 시종일관 웃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손 전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 착석한 뒤에는 박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 전 비대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앞줄 왼쪽 셋째)과 이상돈 의원(왼쪽 다섯째) 등이 참석했다.조문규 기자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앞줄 왼쪽 셋째)과 이상돈 의원(왼쪽 다섯째) 등이 참석했다.조문규 기자

개혁회의에는 손 전 대표의 예전 조직이었던 선진평화연대 일부 인사들과 민주당에서 손 전 대표와 함께 해오던 일부 인사들이 합류했다. 이날 개혁회의 발기인 명단에는 김성 장흥군수,김철주 무안군수 등 2112명이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의원으로는 무소속 이찬열 의원이 유일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창립대회 기조연설을 통해 “동지들과 함께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에게 짐이 주어진다면 피하지 않고 감당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좋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구체제를 청산하고 신체제를 건설하는 시민혁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조문규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조문규 기자

이어 손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새판을 짜고 제7공화국의 꿈을 이루는데 국민주권개혁회의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이은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특권과 부패가 만연하고 불평등과 저성장으로 암울해진 구체제를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국민 모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바꾸자는 체제교체 선언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가고 있다.조문규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가고 있다.조문규 기자

23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주도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서로 먼저 축사를 하라며 양보하다 박 대표가 먼저 연단으로 향하며 웃고 있다.조문규 기자

23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주도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서로 먼저 축사를 하라며 양보하다 박 대표가 먼저 연단으로 향하며 웃고 있다.조문규 기자

손 전 대표는 그동안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건설을 주장해왔다. 이날도 그는 “재벌보다 중소기업이 융성한 나라, 더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 누구에게나 고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 청년들이 내일의 희망을 갖는 나라, 이것이 제가 꿈꾸는 제7공화국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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