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수다] 초등논술방-'좋은 목적' 이루려면 소극적 자세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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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면

사람에게는 목적이 있다. 목적이 있기에 이 세상을 살아가고, '희망'도 목적이 있기에 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떠한 수단이나 방법을 써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기뻐한다. 그만큼 '목적'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아빠가 회사에 가는 것도 돈을 번다는 목적이 있어 가는 것이고 친구와 노는 것도 재미있게 지내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김유신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원대한 꿈을 지녔다. 그래서 일부러 김춘추의 옷자락을 밟아 찢어지게 해서 인연을 맺어 목적을 이루었다. 그러한 김유신의 노력 덕분에 삼국 중에서 가장 약한 나라였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로 이것저것 핑계만 대며 쉽게 포기한다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바보 온달도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평강공주에게 글을 배우고 말 타기와 활쏘기를 열심히 했기에 훌륭한 장수가 되었다.

이 방법은 안 돼, 저런 수단은 무리야 하며 무조건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차라리 어떠한 방법이든지 써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을 '지나치게' 가릴 필요가 없다.

*** 총평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근거 생생하고 논점 이탈 없어

이번 논제는 논점이탈이 많았다. 논제는 서동과 김유신의 예로 '목적과 수단의 올바른 관계'를 물었다. 그런데 많은 어린이가 김유신의 예로 '신라의 삼국통일은 잘한 것인가, 못한 것인가'를 논하며 논제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말았다.

은채는 '아빠출근' '친구들과 노는 것' '김유신' '바보 온달' 등 모든 근거의 예시에서 초지일관 목적과 수단의 관계를 논해 논점이탈을 안 한 점이 돋보인다. 문장도 논술답고 네 문단으로 나눈 얼개도 좋다.

글을 읽으면서 목적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도 있지 않은가, 나쁜 목적인데도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게 좋은가라는 반론에 부딪힐 것 같다는 우려를 했다. 그렇지만 결말부에 '좋은 목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밝혀 반론을 미리 막은 논리의 치밀성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부정과 긍정이 뒤섞여 말이 안 되는 문장 하나를 고쳤다. 글 쓴 뒤 항상 퇴고정련을 통해 문장을 매끄럽게 하면서 문장력을 기르면 '글줄깨나 쓰네'라는 소문을 들을성싶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 다음 주제=시애틀 인디언 추장은 어느 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땅을 팔라'는 편지 한 통을 받습니다. 시애틀 추장의 답장에서 인디언과 백인의 생각 차이는 무엇이고 보기 글 '나'가 일어난 까닭은 어느 쪽 생각 탓이 크며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은 왜 좋고 다른 쪽은 왜 나쁜 지에 대해 논술하시오.(600자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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