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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차가운 '얼음 공주' 당연? 다른 이유 있나 살펴보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권선미 기자]

직장인 이은지(50·가명)씨는 매년 겨울이 두렵다. 조금만 추워도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한다. 따뜻한 음료를 자주 마셔도 잠깐 그때 뿐이다.  춥지 않은 날씨에도 손가락이 하얗다 못해 새파랗게 변하고 손끝은 콕콕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손등도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 거칠어졌다.

겨울철에는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적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는 온도에도 손발이 심하게 시리고 통증을 호소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경석 교수는 “수족냉증은 원인에 따라 꼭 치료가 필요하지만 단순히 추워서 그런 것"이라며 "간과하다가 피부괴사가 진행되거나 일부 신체 부위를 절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을 소개한다.

당신의 손발이 찬 이유는 ‘이것’

Check 1. 좁아진 말초혈관이 부르는 병, 버거씨병

팔다리 끝에 있는 말초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나타나 수족냉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말초신경까지 손상돼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현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혈관이 좁아지면 손목·발등 등의 맥박이 약해져 느껴지지 않는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주변부위 신경과 조직 괴사를 유발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버거씨병

말초혈관이 좁아지는 주 원인중 하나는 동맥경화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수족냉증이 있으면서 손발 저림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버거씨병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심장에서 시작된 혈관은 온몸으로 넓게 퍼져있다. 그런데 손가락·발가락 끝에 있는 가느다란 모세혈관이 혈관이 막히면 그 부분은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고 썩어들어간다. 일부는 이 부분에 궤양이 생겨 절단까지 해야할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다.

Check 2. 수축된 말초혈관 레이노 현상

혈관은 온도에 민감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발이 차가워진다. 추운 곳에 오래있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말초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일시적으로 혈액이 통하지 않아 손가락 색깔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랗게 질린다. 회복 단계에서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상대적으로 혈액공급이 늘어 자주빛으로 붉게 보이기도 한다.

수족냉증과 함께 손발이 저리거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종의 말초혈액순환장애인 레이노현상이다. 류머티스관절염이나 루프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레이노현상은 일반인 1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레이노현상은 혈액순환 장애를 알려주는 신호다. 레이노현상이 심하다면 합병증으로 손가락·발가락 피부 궤양이나 궤사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한다.

Check 3. 혈액순환이 아니라 신경이 문제

수족냉증은 혈액순환장애 뿐만 아니라 신경장애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말초신경병이다. 이 병은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나 약물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발끝에서 시작돼 발목·무릎까지 번지거나 손끝에서 시작해 팔꿈치쪽으로 퍼져나간다. 수족냉증이 있으면서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진 느낌이 든다면 이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말초신경병은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보다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더 심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말초신경장애를 확인하는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 같은 전문검사가 필요하다.

수족냉증을 치료하려면 일단 무엇이 원인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서다. 일상생활에서 수족냉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손발은 물론 몸 전체를 따뜻하게 보온을 유지해 혈관관리에 신경쓴다. 몸에 꽉 끼는 옷은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고, 두꺼운 옷을 한 벌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다. 담배나 술·스트레스 등은 수족냉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로션을 자주 발라 보습에 신경 쓰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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