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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밥차부터 옷·명품·가전제품…스타에게 ‘조공’ 바치는 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조공(朝貢). 일반적으로 작은 나라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큰 나라에 예물을 바치는 행위를 일컫는다. 하지만 국내 연예계에선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선물 공세를 펼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1990년대 H.O.T·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 가수가 등장하면서 ‘조공’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생일엔 축하 광고판 선물도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음식과 옷, 액세서리 등을 선물하던 조공의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명품 브랜드나 한정판 제품, 고가의 가전제품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각종 기념일 외에 스타가 참석하는 일정을 꼼꼼히 체크해 조공하는 경우도 많다. 드라마·영화 촬영 현장에 ‘밥차’를 보내 스태프·동료 연예인까지 챙기는 게 대표적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스타의 이미지 메이킹을 돕는 공익성 조공이 두드러졌다. 『팬덤의 역사』(김환표)라는 논문에 따르면 이때부터 봉사활동과 기부를 아끼지 않는 ‘개념팬’이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였다. 그 뒤 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팬과 스타가 함께 기부하는 일도 흔해졌다.

최근엔 스타의 생일·데뷔일 등을 축하하는 ‘조공 광고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역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하철역에선 스타 사진이 담긴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배우 박해진(34)씨가 지난해 ‘데뷔 10주년’ 기념 팬미팅을 사비로 여는 등 ‘역조공’하는 스타도 늘고 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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