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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 너무 큰 자금 인상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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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천만 서울시민의 발은 결국 묶이고 말 것인가. 앞으로 30여 시간-.
서울시내버스 노조측과 사용주인 버스사업조합측은 19일 밤에도 4차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전면 운행중단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을 뿐 20% (8만2천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임금인상폭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찾지 못해 전면운휴로 시민의 발이 묶일 위기에 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에 대한 임금협상은 해마다 임금협약경신시한인 6월말을 넘기면서 진통을 겪어 오던 것으로 올해는 「6·29선언」이후 시국의 흐룸름 타고 기존노조에 대한 반발과 함께 잠재되어왔던 운전기사들의 불만이 함께 터지면서 임금협상을 어렵게 해 전면운행거부라는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그러나 7월22일 노동쟁의 발생신고 후 l개월, 8월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뒤 15일인 21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22일부터 곧바로 동맹파업이라는 단체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절차를 무시한 것. 노동쟁의조정법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에서도 협상이 결렬되면 서울시장이 20일 동안 긴급중재에 나서도록 돼있고, 이에도 불복할 경우 중재신청에 따라 노동부가 30일 동안의 냉각기간을 가지면서 직접 중재에 나서도록 되어있기 때문.
또 일부 버스회사에서는 현 노조대표가 어용이라며 물러나라는 항의를 받고있어 노조측이 이를 의식, 적극적으로 임금협상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노조측 주장=현재 26일 근무에 수당까지 합쳐 41만7천1백25원인 임금을 31·8%인상, 54만2백59원에 일당제식 월급제를 근무연한에 따라 기본급을 높여주는 연공서열식 월급제로 개선해 달라는 것.
노조측은 노사협의과정에서 인상폭을 28·44%로 낮춰 52만6천5백93원 선을 주장했다. 이는 한국노총이 발표한 부양가족 3·8인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수입 54만5천 원에서 월차수당 1만8천4백원을 뺀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노조측은 ▲안내양 없는 자율버스제도 시행이후 인건비가 절약되고 ▲지난 해 세 차례에 검친 기름값 인하 등을 감안할 때 자신들의 주장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시내버스 임금협상은 「6·29선언」 이전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합법적으로 하면 인사폭이 고작 5%선에 머무르고, 단체행동 등을 보이면 10%선도 넘어서는 등 임금협상자체가 일관성이 없는 것도 문제 거리』라며 19일 밤 4차 조정회의에서는 인상폭을 22%선까지 내리는 등 타결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운수회사측 주장=84년 버스요금이 1백10원에서 1백20원으로 10원 오른 이후 3년째 동결돼 있는데다 지하철 3, 4호선 개통이후 승객을 빼앗겨 더 이상 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요금은 동결됐지만 운전기사 월급은 84년 4%, 85년 8%, 86년 6·1%로 매년 계속 올랐고 버스차량가격인상 (저상버스·냉방좌석버스구입 등 차종변경), 보험료인상 등 요인이 겹쳐 84년에 비해 회사지출은 29%정도 늘어났다는 것. 이에 비해 안내양감소·유가인하 등으로 인한 지출감소액은 절반정도밖에 안된다는 것.
사용주측이 84년과 비교한 지출증가요인은 하루 버스 1대를 기준으로 볼 때 ▲운전사임금인상 9천2백20원 ▲보험료인상 1천7백71원 ▲차량가격인상 4천5백19원 ▲기타 임금인상 1천9백21원 ▲승객감소 7천6백62원으로 모두 2만5천93원인데 비해 지출감소요인은 ▲기름값 인하 5천3백59원 ▲안내양 감원(8천7백21명) 7천2백30원 등 1만2천5백89원으로 결국1만2천5백4원의 부담이 늘어났다는 것.
사용주측은 노조측이 요구하는 28·44%의 임금인상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시내버스요금을 현행 1백20원에서 20원45전정도 올려야하며 그렇지 않는 한5%이상은 어렵다고 밝히고있다.
◇협상=5월11일 버스노조측이 임금조정 요구안을 낸 이후 그 동안 9차례의 노사협의, 4차례의 조정회의가 얼렸으나 20일 현재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 이에 따라 20일 낮12시에는 염진현서울시장이 노조측대표를 직접 만나 의견을 조정하기도 했다.
◇전망=19일 밤 4차 조정회의에서 노조측이 28·44%에서 22%선으로 후퇴했고 버스사업조합측도 6%선까지 제의,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결의 실마리가 엿보이고있다. 또 정부당국이 당장 버스요금을 올릴 수는 없지만 「선 임금인상, 후 요금인상」을 유도한다는 방침에 따라 12월초 요금을 10원 올린다는 전제아래 ▲8∼9%선의 임금인상 외에 ▲운전기사자녀 장학금으로 1억5천 만원 지원▲운전기사·안내양 등 종사원 유니폼제조권노조위임 ▲배차시간재조정 ▲식당 등 복지시설개선 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의견을 좁혀 21일 안에 타결될 건망도 있다. <양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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