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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blog] 연예인 골프 사랑, 매너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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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골프에 푹 빠진 사람들은 타이거 우즈처럼 실력이 뛰어난 골퍼에게 일종의 경외심을 느낍니다. 드라이브샷을 300야드씩 날리는 남성이나, 예쁜 스윙을 하는 여성을 보고 이성으로서 호감을 가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결혼 발표를 한 배우 임창정과 프로골퍼 김환숙의 경우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연예계에서 소문난 골프광인 임창정은 싱글 핸디캐퍼입니다. 그런데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김환숙의 스윙 모습을 보고 여러 차례 헛스윙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마음을 빼앗겼는지 짐작이 갑니다.

연예인은 대부분 골프를 좋아합니다. 유행을 넘어 열풍 수준입니다. "골프를 하지 않으면 아예 대화가 안 된다"고 합니다. 다른 운동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데다 쉬는 동안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어 그런 듯합니다.

공무원들은 골프장에서 가명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가장 많이 쓰는 이름이 '조용필'입니다. 가수 조용필도 골프광입니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210야드 정도로 짧지만 3번 아이언샷이 200야드 정도이며 쇼트게임도 매우 훌륭하다고 전해집니다. '욘사마' 배용준은 골프를 하지 않던 기획사 사장에게 '기획사를 바꾸겠다'고 협박(?)해서 함께 골프를 칠 정도입니다. 털털한 이미지의 가수 최백호와 배철수도 싱글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그맨 최홍림은 본업을 떠나 세미프로가 됐고, 김국진.김정현도 프로가 되기 위해 열심히 클럽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탤런트 홍요섭은 시니어투어를 목표로 맹훈련 중입니다. 여자 연예인 중에도 선우은숙과 '복길이 엄마' 김혜정이 프로테스트를 치렀습니다.

아예 연예인 골프단이 창단되기도 했습니다. 개그맨 김용만.표영호, 가수 신효범.이상우.박정운, 그리고 탤런트 김주승.유혜정.최란 등으로 구성된 '테일러메이드 연예인 골프단'입니다. 20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창단식을 했습니다. <사진>

'인어아가씨'에 출연한 탤런트 김성택은 서일대 골프지도학과에 다녔고, 강남에서 골프 레슨도 했습니다. 가수 조정현과 이승규도 연예인 중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프로'입니다. 기자도 중견 연예인과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선크림을 짙게 바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도 캐디들이 알아보지 못하면 기분 나빠한다고 합니다.

연예인과 관련한 골프 사고도 많습니다. 한 젊은 탤런트는 거리 측정을 못한다고 한 라운드 도중 캐디를 세 번이나 바꿨고, 짧은 퍼트를 놓치자 화가 난다고 그린을 퍼터로 찍어서 출입금지된 영화배우 겸 가수도 있습니다. 한 개그우먼이 캐디의 따귀를 때리자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지 말자는 글이 인터넷 카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연예인들은 소문이 빨리 나고, 캐디들 사이에서 연예인 블랙리스트까지 돌아 최근에는 연예인 매너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개그맨 김국진, 가수 유익종, 그룹 코리아나 멤버였던 이승규, 국회의원을 지낸 이순재 등은 매너와 실력이 훌륭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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