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대만 택시가사에게 성폭행…한국대표부 "신고 알아서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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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투어'를 이용해 대만을 여행하던 한국 여학생들이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동아일보는 한국대표부가 14일 오전 3시40분에 피해자들의 신고 전화를 받았지만 "신고 여부는 알아서 하라"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16일 보도했다.

대만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택시운전기사 잔(39)은 야시장으로 가고 있던 한국 여성 3명에게 수면제를 탄 요구르트를 권했다. 2명은 요구르트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잔씨는 요구르트를 마시지 않은 여성 1명이 야시장을 구경하는 사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차를 몰고 가 잠든 여학생들을 성폭행했다.

피해자들은 교민의 도움을 받아 현지 경찰과 대만 주재 한국대표부에 신고했고 현지 경찰은 잔씨를 14일 체포해 다음날 구속했다.

일부 교민 사이트에는 피해자들이 14일 오전 3시 40분에 한국대표부에 전화를 하자 "자는데 왜 이시간에 전화를 하느냐"는 전언이 실렸지만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당직자가 "신고 여부는 알아서 하시고 신고를 결정하면 알려 달라고"말한 것은 확인됐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추가 연락이 없어 14일 오전부터 수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경찰서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담당 영사와 행정원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주장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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