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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타이슨, 씀씀이도 헤비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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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핵이빨''링 밖의 악동' 등에 이어 최근 법원에 파산신청을 함으로써 '알거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하나 더 얻게 된 미국 프로 복서 마이크 타이슨(36). 그의 '헤비급 씀씀이'가 공개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6일 타이슨이 지난 3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인용, "그의 한달 평균 지출액이 40만달러(약 4억7천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신문이 보도한 세부 내역에 따르면 타이슨은 1995년부터 97년까지 호출기와 휴대전화를 사는 데만 23만달러(약 2억7천만원)를 사용했고, 생일파티를 여는 데는 무려 41만달러(약 4억8천만원)를 썼다. 3년 동안 그가 이런 식으로 지출한 돈은 모두 9백만달러(약 1백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타이슨은 지난해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애완용 호랑이, 리무진 승용차, 8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의 사치품을 구입하기 위해 24만3천달러(약 2억8천만원)를 낭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치 뒤에 남은 것은 당연히 빚더미뿐. 미 뉴욕 법원의 기록에 따르면 타이슨은 현재 1천7백만달러(약 2백억원) 이상의 세금 체납금을 포함, 모두 2천7백만달러(약 3백2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밖에도 아직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니지만 타이슨은 지난 1월 두번째 부인이었던 모니카 터너와 이혼하면서 합의했던 위자료 6백50만달러(약 77억원)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또 라스베이거스의 전당포에 2백만달러(약 23억원)를 포함, 법률회사.재무 컨설턴트 등에도 수십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에서 졸지에 파산신청까지 하게 된 자신의 처지가 처량해서였을까. 타이슨은 오는 16일 방영될 스포츠 전문채널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을 때려 눕히고 성폭행이나 저지르는 소름끼치는 검둥이에 불과하다"며 심하게 스스로를 비하했다.

그는 심지어 "챔피언이 됐지만 아무도 나를 존경하지 않았고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은 모두 나를 속이기만 했다"며 "사회가 나를 싫어하는 만큼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다"며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빈민가 출신으로 10대에 무장강도를 꿈꾸다 재능을 알아본 코치를 만난 덕분에 86년 스무살의 나이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누르고 헤비급 세계챔피언에 올라 맨주먹으로 이룩한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이 됐던 타이슨.

하지만 그의 꿈은 성폭행.폭력 등 갖은 추문과 상상을 뛰어넘는 낭비벽 때문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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