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노사 대화마당'…신뢰가 큰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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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전북 정읍시 망제동에 있는 전자부품 업체인 파츠닉㈜의 경영진과 근로자들은 지난달 30일 머리를 맞댔다.

노사협상의 자리가 아니라 경영진이 근로자의 건의 사항을 듣고 근로자들은 회사의 사정을 이해하는 '대화 마당'이다.

이 모임이 이어지면서 노사간의 공감대는 한층 넓어졌다. 파츠닉은 2000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끝냈다. 정읍지역의 대표적인 노사화합 기업이다.

99년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서로 신뢰하는 믿음이 큰 힘이 됐다.

경영진은 매년 분기별로 회사의 경영상태를 근로자들에게 밝히는 설명회를 갖는다. 이 결과는 모든 근로자들이 볼 수 있도록 사내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특히 경영진과 근로자들은 매달 한 차례씩 대화마당을 갖고 경영진은 근로자들의 가정은 물론 개인의 애로점을 파악해 회사의 힘이 닿는데 까지 도와준다.

회사경영이 나아지면서 근로자의 복지에 대한 지원도 늘었다. 산악회.낚시회 등 사내 동아리 모임의 경비를 회사가 부담하고 기숙사의 시설도 보강했다. 매년 봄 .가을에 근로자 가족들까지 참여하는 야유회와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문병수 사장은 "노사가 힘을 합치니까 경영도 좋아지고 회사 분위기도 밝아졌다 "고 말했다.

회사의 경영 상태를 잘 아는 근로자들은 회사가 워크아웃기업이 되자 스스로 임금을 동결하고 휴가를 반납하는 등 회사 살리는데 앞장섰다. 이중찬(43) 노조위원장은 "회사와 경영실적을 공유하고 있어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1년 노동부가 선정한 '신 노사문화 기업'이 됐다. 올 4월엔 '노사합동 꿈의 공장(Dream factory)' 만들기'계획을 짜내 한국노동교육원으로부터 2천4백만원을 지원 받았다.

파츠닉은 지난해 2천8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매출목표를 3천5백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정읍=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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