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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 토플양도, 한 건에 70만원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5월, 토플 시험이 개정됨에 따라 유학 및 교환학생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몇 년간 시행해왔던 CBT(Computer Based Test) 시험에서 말하기 시험 등이 추가된 IBT(Internet Based Test) 시험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IBT는 CBT보다 읽기 영역의 지문이 두 배 이상 길어지고 말하기 시험이 추가된다.

◆ “제발 토플시험 양도 좀 해주세요”

토플 전문 사이트인 해커스 토플 (http://www.gohackers.com)에는 매일 수십 건의 ‘토플양도’에 대한 글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시험이 바뀌기 전인 4월까지 모든 시험이 마감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장 유학을 앞두거나 교환학생을 준비하지만 시험을 접수하지 못한 사람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서는 토플 시험의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험을 취소하게 되면 75달러의 수수료를 물게 되어 취소하려는 사람들이 이 비용을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파는 것이다. 실제로 수수료 비용인 8만원부터 프리미엄이 붙은 20~30만원 대까지 매매되고 있다. 방학동안 바뀌는 시험에 대비해 영어 학원에 다닌다는 윤샛별(이화여대, 20)씨는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친구들 중에 접수 못한 사람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시험을 구하려고 한다” 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한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토플 시험 주관처인 한미교육위원단에는 직접 방문해 토플 응시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화로는 통화량이 많아 도저히 문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4월 토플 대기자 명단정도를 받는 정도의 대책 밖에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토요일까지 날짜를 확대해서 신청을 받았지만 이미 모든 시험이 마감되었기 때문이다.

검색사이트에는 이미 ‘토플양도’란 단어가 이미 키워드로 등록되어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 ‘토플양도’라는 단어를 치면 수십 건의 양도 관련 글들이 올라와 있는데 무려 70만원에 판다는 글까지 찾아 볼 수 있다.

◆응시시험을 훔치는 일까지?

몇일 전 해커스 토플 사이트에는 시험등록이 제대로 되었는지 자신의 정보를 게시판에 올렸다가 10분도 안되 시험을 ‘도둑맞는’ 일까지 벌어졌다. 토플 응시번호를 그대로 올렸다가 이를 본 누군가 취소하고 바로 등록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시험을 등록하지 못하자 이젠 아무렇지 않게 남의 시험을 훔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토플 양도는 어떻게?

그렇다면 토플 양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이는 시험을 취소하는 사람과 구하는 사람이 미리 약속해서 만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PC방에서 한 사람이 시험을 취소하면 바로 다른 사람이 시험을 신청하는 것인데 이는 단지 시험을 매매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보는 자격을 넘기는 것이라 ‘토플권’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일본이나 홍콩까지 원정 가서 응시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최중혁/성균관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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