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난 표범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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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물원을 탈출한 표범을 잡아라.』
전국 곳곳 물난리 재난속 과천 서울대공원의 아메리카산표범 재규어 1마리가 청계산으로 달아나 일대주민들이 때아닌 맹수출현공포에 떨고 있다.
경찰은 도주직후 대공원측의 신고를 받고 전경대를 풀어 수색작업을 펴고있으나 재규어는 도주 6시간쯤뒤 인근농장에 나타나 농장서 기르던 집토끼 2마리를 잡아먹은뒤 청계산숲으로 유유히 숨어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
경찰은 9백여명을 동원, 청계산일대 등산로 길목을 중심으로 28일에도 이틀째 수색작전을 펴고있으나 발을 들여놓을수 없을 만큼 잡목숲이 우거져 수색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여서 예기 찮은 피해도 우려되고있다.
◇도주=27일 상오7시쯤 경기도과천시 서울대공원 맹수우리 축대가 무너지며 우리철책이 부서지는 바람에 재규어등 3마리가 탈출했다. 그중 코요테 (개과) 2마리는 30여분만에 가스총을 쏘아 다시 우리에 가두었으나 암놈 재규어 1마리는 청계산 골짜기로 달아났다.
◇목격=대공원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청계산일대에 5백여명 전경을 풀어 수색 작전을 폈으나 찾지 못했다. 도주6시간쯤 뒤인 하오 5시5분쯤 과천동 227의1대공원 승마장뒤 청계산기슭 난영농장주인 김순달씨(33) 가 자기농장에 재규어가 나타나 재래종 집토끼 2마리를 잡아먹고 달아났다고 신고했다.
김씨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안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황갈색바탕에 검은 점이 박힌 재규어가 3∼4m 떨어진 풀밭에 앉아있다 청계산 숲속으로 사라졌다는것.
재규어에 물린 토끼2마리중 1마리는 내장까지 모두 뜯어 먹혔고 1마리는 목을 물려 죽은채 풀숲에 감추어져 있었다.
김씨는 『빗장지른 철망우리안에 있던 토끼를 재규어가 어떻게 꺼내 잡아먹었는지 신기하다』며 가족들이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재규어=달아난 재규어는 84년5월1일 서울대공원 개원당시 창경원에서 옮겨온 길이1m·몸무게 50kg의 남미산 10년생 암컷으로 싯가 2백10만원.
본능적으로 숲에 몸을 숨기는 재규어는 날쌔게 나무에도 잘 오르고 물에도 들어가며 성질이 잔혹해 조류등을 덮쳐 잡아먹고 사람·소·말등을 해치기도 한다. 1시간에 1백15km를 달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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