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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주화 조치는 「좋은 모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홍콩∥박병석 특파원】 신화사 통신은 12일 평양 주재 특파원의 논평을 통해 지난 6월29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의「8개항 건의에 따른 정부당국의 김대중씨를 포함한 정치범들의 석방과 사면· 복권조치 등은 당국과 민정당이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는 민주화조치로서 「좋은 모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평양발 신화서논평은 이 통신이 그동안 한국정치정세를 평양에서 관찰함으로써 북한의 일방적 시각과 입장을 대폭 수용, 비난으로 일관했던 것과는 상당한 거리를 둔 것으로주목된다.
이 논평을 집필한 기자는 최근 몇년간 한국 관계기사를 전문적으로 보도해온 평양 주재 신화사 특파원 자신이지만 그의 이러한 논조 변화는 개인적인 것이 아닌 신화사 자신의 시각 또는 입장변화라고 봐야 한다. 비록 이 「특고」가 기명이기는 하지만 중공의 체제나 신화사(사장은 장관급)의 성격으로 볼 때 이는 바로 중공의 시각이 변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신화사가 한국정세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논평을 북경이 아닌 평양발로 보도한데도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정부·여당의 김대중씨 등에 대한 사면·복권조치를「좋은 현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이러한 신화사의 논평은 중공이 추진중인 4개 현대화를 위해 한반도의 안정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88올림픽도 예정대로 거행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희망뿐 아니라 중소의 틈바구니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북한에 대한 중공과 북한의 틈새를 시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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