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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골다공증성 골절, 통합관리시스템 도입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낙상으로 골절을 당한 어르신들의 진료실 방문이 늘어난다. 어르신들은 시력과 평형감각이 젊은 시절에 비해 쇠퇴해 낙상의 위험이 크다. 게다가 이미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환자인 경우가 많아 골절로 직결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척추 및 고관절 골절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척추 골절이 발생한 환자 10명 중 7명(72%)은 5년 내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척추 골절로 인한 사망률은 같은 나이대의 일반인보다 4.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다공증 환자는 한 번 골절을 당하면 두 번, 세 번째 골절로 쉽게 이어진다. 이로 인한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골절 치료 후에도 만성 통증과 신체기능장애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치료비 때문에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환자는 정신적으로 우울감과 불안감을 자주 호소한다. 개인과 가족 모두 심리적·경제적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인의 골다공증성 골절은 수술 및 약제 투여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 치료를 위해선 근본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필자는 진료 현장에서 골절로 거동이 불편해진 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가정이 파탄나는 순간을 목격하곤 한다. 골절의 예방·관리에 대한 국가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질병 부담이 큰 골다공증성 골절의 치료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적 이차골절 예방·관리 시스템(Fracture Liaison Service·FLS)을 시행하고 있다. FLS는 골다공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 지속적인 사전 예방 및 관리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도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용·효과성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골절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8%에 달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제5기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자 7.3%, 여자 38.0%였다. 골감소증의 경우 남자 46.5%, 여자 48.7%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성 골절의 사회적 부담은 5년간 1조 166억원에 이를 정도다. 이미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지금부터 노인 환자의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약제비와 수술 및 처치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환자·가족의 사회적 부담이 계속 급증해 결국 국민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건 물론 국가 재정 측면에서 재앙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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