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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하루 앞두고 열린 새누리당 의총, '태블릿PC진상조사 TF' 구성키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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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총회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정우택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정우택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새누리당이 ‘태블릿PC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시킨 JTBC의 태블릿PC 입수경위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의미다.

분당을 하루 앞둔 26일 정우택 원내대표가 소집한 첫 의원총회에서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중요한 문제가 태블릿PC의 진상이 어떤 것이냐는 부분인 만큼 진상조사 TF를 구성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는 탈당을 결의한 비박계 의원들을 제외한 친박계 의원 60여 명이 모였다.

김 수석부대표는 TF의 조사 범위에 대해서는 “언론사 입수 경위와 최씨의 것인지 여부, 그 과정에 어떤 의도가 개입돼있는 것인지 등을 포함해 조사하겠다”며 “저희 당 의원들이 위증교사 의혹 때문에 정치적으로 몰려있는데 증인(고영태)을 만난 상대당(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의원은 문제가 없는지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는 이완영 의원 등 친박계 위원들을 중심으로 태블릿PC의 입수 경위와 최씨의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이날 원내지도부가 비박계와의 분당을 기화로 TF 구성까지 노골화하면서 친박계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 자체를 부인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무력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은 태블릿PC 정당이냐. 본색을 드러내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감싸겠다는 것 아니냐”며 “국정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거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원내지도부는 또 청문회에서 증인들과 말 맞추기 의혹이 제기된 이 의원에 대한 사ㆍ보임 결정도 미루기로 했다. 지난 23일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가장 먼저 이 의원을 물러나게 하고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당에 결정을 일임했고, 당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주면 수긍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3차 청문회 도중 “야당 간사가 언론에 간사 간 협의 내용을 다 공개해 (제가)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국조특위 간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위증모의 의혹이 제기된 뒤에는 “진실을 밝히고 이런 일을 꾸민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며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그리고 이날 새 원내지도부가 결정을 미루면서 위원직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 의원에 대해선 당분간 위원직은 유지하되 국조특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했다”며 “27일 탈당을 선언한 의원 중 국조특위 위원이 상당수 포함돼있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편 작업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 8명 가운데 김성태 위원장을 포함해 이혜훈ㆍ황영철ㆍ장제원ㆍ하태경 의원 등 5명이 탈당파에 속한다.

이날 의총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또 “내일 탈당하려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35명이라고 했지만 그 숫자는 채우지 못할 것”이라며 “비주류 얘기를 들어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개혁보수신당을 택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어 간다고 하는데 왜 쫓아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제 지역구였던 음성군 사람이고, 같은 충북사람으로서 청명회 활동 등을 통해 저만큼 가까운 분은 없을 것”이라며 “야당은 후보가 즐비하니까 반 총장은 보수정당을 택할텐데 우리 당을 환골탈대해서 좋은 당을 만들면 이 당에 오시지 신당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발언 중에 지역적 친분을 꺼내자 객석에선 “아유, 그만하세요”라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사회를 본 비례대표 임이자 의원의 선창으로 “다난(多難)!흥방(興邦)!”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지금 현재는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이겨내고 극복해서 대한민국을 바로 살리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박유미ㆍ백민경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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