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종교|근로자 권익보호에도 큰 관심|천주교 서울대교구「노동사목 센터」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금까지 특수사목 분야로 취급하던「노동사목」을 각 본당차원으로 확대, 보편화시켜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노동사목의 확산을 위해 19일 새로 축성한 종로성당 3, 4층에 노동사목 센터를 설립, 개관하고 구로1동 성당에 노동문제상담소를 개설하는 등 기존의 교구노동사목위원회와 북부·남부노동사목위원회의 기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주 각 본당 사제 및 기관장들에게 노동사목에의 관심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노동자들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와 활동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망된다』고 지적하고『서울대교구는 노동사목을 보다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추기경의 이 같은 서한내용은 완곡한 표현이긴 하지만 노동사목이 본당을 중심으로 종래의「특수성」을 벗어나 널리 펼쳐져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울대교구 본당들의 노동사목 실태는 총1백30개 성당 중 노동청년회(JOC)·노동장년회(CWM)가 조직된 성당은 15%정도.
김 추기경은『교구 내 1백40만 명이라는 노동자들의 숫자를 감안할 때 80%의 성당이 노동사목 조직을 가져야하는데 실제로는 20개 성당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노동사목 연구와 노동자교육·노동사목단체간 교류 등의 기능을 한곳에 모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센터 (소장 주수욱신부) 는 교구 내 성당들의 노동사목에 모든 정보 제공 및 지도자료를 공급하는 안테나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이 기구는 교구내의 노동사목 활성화와 관심촉구를 위한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합기능을 갖춘 노동사목 전담회관의 첫 등장이라는 점에서 교계 안팎의 많은 관심을 모은다.
노동사목센터는 근로자 성서모임·교리교육·피정 등 일련의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현실 속의 노동자교육과 함께 현장경험을 통한 노동사목 방안을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구로1동 성당에 개설한 노동문제상담소는 지난 79년 설립된 중구 저동의 상담소와 같은 활동을 하면서 신·불신자를 초월, 근로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저동의 상담소는 그 동안 부당 해고·산업재해·퇴직금·체불임금·부당노동행위·휴가 및 수당·노동관계법·취업문제 등 근로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상담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직접·간접의 봉사를 해왔다.
천주교의 노동사목 관심은 1891년 교황「레오」13세의 노동회늑「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것에 대하여)이래 교황「비오」11세의 회칙 「콰트라제시모 아노』(1931년·Quadragesimo, Ammo·40년)-제2차 바티칸공의회(1965년)-교황「바오로」6세의 회칙 「포풀로룸 프로그레시오」(1967년·Populorum Progressio·국민들의 발전)등을 통해 로마교황청이 거듭 강조해온 근로자 권익을 위한 교회의 봉사활동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적 특수성에 비추어 비교회적 노동사목단체의 양산이나 좌경적 요소의 침투 등 문제점이 야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서 김 추기경은 서한에서『노동사목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교구노동사목위나 남·북부노동사목위의 사제들과 협의해줄 것』을 당부, 이 같은 문제점들을 미리 예방키 위한 조치를 마련해놓았다. <이은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