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K 수펙스 위원장·계열사 CEO 대폭 교체 … ‘안주하다 뒤처질라’ 세대교체에 초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11호 18면

새해 사업 전략으로 ‘안정’보다 ‘쇄신’에 방점을 찍은 몇몇 기업의 연말 인사에서는 젊은 경영인이 대거 등장했다. 수익성 높은 사업부에 힘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인재를 등용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현 상황에 안주하다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배어있다. 재계 10대 그룹 가운데 SK·LG·한화그룹 등이 세대교체에 힘을 실은 모습이다.


SK그룹은 지난 21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인(CEO)과 그룹 내 최고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 위원을 대폭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나이가 많은 사장급 인사는 2선으로 물러나고 이들의 빈자리는 최태원(56) SK그룹 회장과 동년배인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난 경영진으로 채워졌다. 그러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CEO들이 주로 맡았던 수펙스 7개 위원회 중 4개는 주요 계열사 CEO가 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수펙스 의장은 김창근(66) SK이노베이션 회장 대신 조대식(56) SK㈜홀딩스 사장이 맡는다. 정철길(62) 에너지·화학위원장(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자리에는 김준(55) SK에너지 사장이 선임돼 SK이노베이션 계열을 이끌게 됐다. 신임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박정호(53) SK㈜ C&C 사장이 맡으면서 SK텔레콤 사장도 겸임한다. 1사2체제로 운영되던 SK㈜홀딩스(지주회사 부문)과 SK㈜C&C를 통합 CEO 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이 자리에 장동현(53) SK텔레콤 사장을 선임했다.


그동안 재계에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그룹 안팎의 혼란으로 인해 안정에 무게를 둬 소폭의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최근 들어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대규모의 세대교체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수펙스 역할을 재편하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사를 신임 경영진으로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밝혔다.


LG그룹도 임원진에 50대 젊은 피를 수혈했다. 1961년생인 정철동(55)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은 6년간 박영기(61) 사장이 이끌었던 자리를 이어 받아 조직 쇄신을 이끌 전망이다. 또 조영삼(39) LG전자 상무를 포함해 만 43세 미만의 상무 5명과 50세 미만 전무 5명 등 젊은 경영진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구본무(71) LG그룹 회장이 직접 “임원의 정예화가 필요하다. 젊은 인재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전문성과 세대교체를 강조한 점이 반영됐다.


지난 10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한화도 젊은 경영진을 전진 배치해 변화를 꾀했다. ㈜한화·무역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한화케미칼 경영진단팀장인 이민석(53)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에는 이만섭(56) 시큐리티부문 사업총괄 전무, 한화63시티 대표이사에는 김광성(52) 한화생명 상무를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GS그룹에서는 총수 일가의 젊은 경영인이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허용수(48) GS에너지 부사장과 허세홍(47)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GS EPS, GS글로벌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돼 CEO로서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검증 받는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