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해바라기』 M-TV『최후의 증인』|생기 있는 대사·연출 기법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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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 제1TV의 새일일연속극 『푸른 해바라기』(한수산원작·서영명극본·김수동연출)는 생기 있는 「말」(언어)의 드라머다. 이는 좋은 의미에선 대사의 재치를 즐길 수 있는 것을 뜻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평범한 얘기를 그럴듯하게 꾸미는 언어 유희로 그치고 있다는뜻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 드라머는 원작이 지닌 감성의 힘 때문에 아직까지 대사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 드라머는 70년대 후반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의 사랑과 꿈을 그리겠다는 당초 의도에서 화목한 중류가정의 이야기로 틀을 잡아가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갈등이 없는 가정의 화목함은 과장된 현실미화에 다름이 아니며 ▲내용의 핵을 이루는 젊은이들의 풍속이 오늘의 꿈과 좌절을 균형 있게 다루지 못하면 발랄하지만 공허한 말장난만 남게 된다는 점이다.
MBC-TV가 방영중인「미니시리즈-최후의 증인』(김성종원작·유길촌연출)은 우선 미스터리 드라머로 재미가 있다.
겨울장면을 사전에 제작, 살인사건의 원인으로서 6·25를 현실감 있게 표현한 강점을 바탕으로 극중 오형사(유인촌분)가 시청자를 대신, 사건의 심층에 몰입하는 연출기법이 돋보인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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