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리처드 막스, 비행기에서 난동 피운 30대 제압

술에 취해 비행기 안에서 난동을 피운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비행기에는 유명 팝스타 리처드 막스(53)도 타고 있었다. 막스는 다른 승객들과 이 남성을 제압하는데 가담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A씨(34)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40분쯤 베트남 하노이 공항을 출발해 오후 6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옆에 앉은 B씨(56)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 또 제지하는 객실 사무장 C씨(36·여) 등 여자 승무원 2명과 정비사에게도 욕설을 하며 얼굴과 복부·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의 난동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어 C씨 등 승무원들은 막스 등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에 앉은 A씨가 계속 말을 걸었다. 대꾸하지 않았더니 손등으로 얼굴을 쳤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베트남으로 출장을 갔던 회사원인 A씨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부터 술을 마신 상태였다. 기내에서도 승무원이 제공한 양주 2잔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베트남 공항 라운지에서 술을 몇 잔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해 조사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일단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비행기에 탑승한 팝스타 리처드 막스가 당시 상황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옆에 앉은 남자가 갑자기 승무원과 다른 승객을 공격했다. 나와 아내는 괜찮지만 승무원과 승객이 다쳤다"고 썼다. 또 "모든 승무원들이 허둥지둥 했고, 이 승객을 어떻게 제지해야 할지 전혀 알지도 못했고 교육도 받지 않았다. 나와 다른 승객들이 나서 이 승객을 제압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막스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로 가기 위해 한국을 경유하는 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우 앤드 포에버'(Now and Forever)로 유명한 막스는 지난 6월 서울에서 21년 만에 공연을 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