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자살 파문]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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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계열사 직원들은 이날 충격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아산은 전 직원이 '근조'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았고, 본사 직원 1백여명 중 80여명이 빈소가 차려진 아산병원으로 가 조문을 했다.

강명구 현대 엘리베이터 사장은 회사 입장을 발표하면서 "鄭회장은 최근 대북송금 문제 등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해 왔다"며 "현대 임직원들은 鄭회장이 추진해온 남북경협사업의 큰 뜻을 받들어 성실히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鄭회장의 성북동 자택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부인 현정은(48)씨 등 가족은 오전 6시쯤 연락을 받고 밖으로 나갔고, 집사와 가정부 등 10여명만이 자택을 지켰다. 鄭회장이 3일 밤 고교 동기인 박모씨와 술을 함께 마셨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W바는 4일 '금일 임시휴업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내걸고 문을 닫았다.

○…특검을 지휘했던 송두환 특별검사는 鄭회장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애통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팀과 수사 도중 갈등은 없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鄭회장이 수사 협조를 잘 했으며 수사기간에 (방북 편의 제공을 위한 출국금지 해제 등) 일정 부분 배려했다"고 말했다.

대북송금 특검수사와 관련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변호를 맡은 이종왕 변호사는 "鄭회장이 최근 이런 일이 있으리라는 암시적인 말을 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며 "오늘 일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李변호사는 "鄭회장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나 하자는 없었다"며 "의뢰인이 의외의 일로 타계해 주임 변호사로서 죄인이 된 기분"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현대아산 속초사무소 측은 4일 정몽헌 회장의 분향소를 금강산 온정각에 설치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속초항을 출항한 설봉호 편으로 분향소에 쓰일 鄭회장의 영정과 조화, 추도 현수막 등을 현지로 보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금강산 현지 사무소는 鄭회장의 분향소 마련에 들어갔으며 5일 오전부터 직원과 관광객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심재우.김정하.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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