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못 찾는 청년들…실업률 13년 새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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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1월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았고, 청년 취업자 수는 3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또 조선업 등 취약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 역시 두 달째 10만 명 넘게 줄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8.2%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11월(8.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달 청년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9000명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청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건 201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20대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제조업 업황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의 신규 채용이 위축되며 청년 취업자 수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11월 전체 실업률은 10월과 같은 3.1%다.

제조업 취업자 수 5개월째 뒷걸음
‘못 받은 월급’ 11월까지 1조3000억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3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9,10월 20만 명 대에 머물다가 지난달에 다시 30만 명 대로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 고용은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2000명 줄었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째 내리막이다. 감소폭은 10월(-11만5000명)에 이어 다시 10만 명을 넘었다. 제조업 취업자가 2개월 연속 10만 명 이상 줄어든 건 2009년 8∼9월 이후 7년 2개월만이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이달 취업자가 늘어난 건 농림어업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건설업 취업자 증가 폭도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제조업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 확대가 일시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 사정이 나빠 근로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 체불 액수는 불어났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근로자 임금 체불 규모는 1조3039억원이다. 1년 전보다 9.7% 증가했다. 이달 체불액까지 더하면 올해 임금체불액은 2009년의 사상 최대치(1조3438억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선업종의 체불액은 78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3.2% 급증했다. 고용부는 경기 둔화와 함께 대·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를 주요 임금 체불 요인으로 꼽았다. 고용부가 부산·울산·경남지역 도산업체 73곳을 조사한 결과 ‘불공정한 도급계약 등 원청 기업과의 관계 때문에 도산했다’라는 응답이 51곳(69.9%)이었다. ‘기업 내부 원인으로 도산했다’고 답한 기업(22곳·30.1%)보다 훨씬 많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공정거래를 통해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근로조건 준수·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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