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뒤 곁불 쬐다간 '동창' 심해질수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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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스키, 등산, 조깅을 즐기는 스포츠 매니어에게 겨울은 누구보다 '뜨거운' 계절이다. 다양한 복장과 안전장비를 챙기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때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등산 시 얇은 옷으로 체온 관리를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체온 관리다. 심부체온(장기 등 몸 안에서 발생하는 열)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워서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몸의 세포와 장기의 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저체온증 및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주의해야 할 스포츠 종목으로 등산이 꼽힌다. 산을 100m를 오를 때마다 기온은 대략 1도씩 낮아진다. 겨울철 등산 시 방한, 방수 기능이 있는 옷은 필수다.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으로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체온이 올라갔을 때 하나씩 벗으면 손쉽게 체온조절을 할 수 있다.  

또한, 산에 오르기 전에는 반드시 응급구조 방법과 일기예보를 숙지하고 해가 지기 전에는 산을 내려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급상황 발생 시 빠른 대처를 위해 밝은 계열이나 빛 반사가 잘되는 옷을 입는 것도 권한다. 고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조영덕 교수는 "산에서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초기 체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발한량이 많아져 오히려 체온이 떨어진다"며 "동창이나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겨울철 등산 시 술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북적이는 스키장에서는 골절에 주의해야 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 갑작스런 야외 활동에 나서면, 추위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혈액 순환이 저하돼 부상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스키를 탈때는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고, 부상 방지를 위해 안전장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조깅이나 자전거를 탈 때도 빙판길에 미끄러져 골절을 비롯해 타박상, 뇌출혈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마찰력이 좋은 운동화, 헬멧 등 보호 장비를 꼭 챙긴다. 운동 중에는 소량의 물을 자주 섭취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녹차와 같은 음료는 탈수를 촉진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매년 손 빨갛게 부어오르면 병원 찾아야

동창은 겨울철 추운 날씨 속에 장기간 피부가 노출됐을 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으면서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움과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빨리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방치할 경우 동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동창은 유독 잘못된 처치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동창 의심부위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주무를 경우 오히려 증세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만약 물집이 생겼다면 터트리거나 건드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처치를 받는다. 또, 동창 의심부위에 직접적인 열(불, 난로)을 가하면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다.

조영덕 교수는 “만일, 매해 동창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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