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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부대」정체는 무엇인가|잇단 신당지구당 습격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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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통일민주당(가칭) 지구당창당대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가 곧 정치문제화할것 같다. 통일민주당측이 창당방해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백주대로상에서 몇시간이고 각목을 휘두른 괴청년들이 한사람도 붙잡히지 않고 있어 의문만 더 짙게 만들고 있다. 창당방해인지, 내부알력인지 아리송한 가운데 괴청년들을 붙잡아 진상을 밝히라는 국민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통일민주당측은 지구당창당대회에 출현한 폭력배들이 어디인가 한곳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중앙컨트를 타워」가 있다는 얘기다.
그령지 않고서야 같은 인물이 여러곳에서 등장할 수가 없으며, 또 그 자금은 어디서 나왔겠느냐는 것이다.
예컨대 23일 인천동-북구에서 대낮에 각목을 휘두른 패와 24일 서울관악지구당을 봉쇄한 무리들은 갈은 패이고 더우기 이들은 지난번 이철승·이자희의원징계 파동때 신민당사를 두차례 점거, 농성했던 「청년당원」들이라는 것이 통일민주당측의 주장.
이들은 관광버스를 전세내 이곳저곳으로 이동, 출몰했는데 그것이 상당히 조직적일뿐 아니라 또 그 자금원도 수상쩍다는 것. 이들은 일부 5만원·3만원을 받고 집단으로 여관에서 숙식을 같이하며 「일」을 치르고 나면 한잔씩 한다는 것인데 1백명이 등장한다쳐도 건당 경비가 1천만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통일민주당측의 주장.
귀미-군위같이 지구당에 별문제가 없는 곳에 출현한 괴청년들은 당원이냐고 따져묻자 『우리는 애국청년』이라고 주장했다는것이 지구당위원장인 김현규의원의 설명이다. 또 속초-양구쪽에 나타난 패들은 위원장인 허경구의원쪽이 상대하지 않자 자기네들끼리 싸움을 벌여 TV카메라에 촬영이 되자 『이제 됐다. 가자』고 해 그 목척이 어디있는지 빤했다는게 허의원의 지적이다.
이같은 방해의 목적은 야당분열상 노출·송사거리 마련등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통일민주당측이 명명한대로 「이동깡패」들이 출몰한 곳에서는 지구당내부의 알력과는 상관없이 『분당사태를 일으킨 김영삼은 ××파괴범』이라는등 신민당 당사점거때 나왔던 구호들을 외쳤다.
통일민주당측은 △지구당내부에서 알력이 있더라도 관광버스를 전세내 1백명씩 행동대를 동원할 능력이 있는 곳은 거의 없으며 △구호나 행동으로 볼때 일정지역별로 확실한 명령체계가 서있는 것같고 △백주대로상에서 행인을 치고 교통이 막히는데도 단 한명 검거된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것이 당국의 방조·묵인아래 이뤄지는 조직적인 창당방해공작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통일민주당측은 만약 이러한 방해공작이 계속된다면 5월1일 중앙당참당대회도 무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구책을 강구하는 한편 정식으로 공권력개입을 요청키로했다.
치안당국에서도 뒤늦게 폭력행위의 고발이 있거나 없더라도 인지해 적극수사를 하겠다고 나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나 자칫하면 이번 국회에서 큰 논란거리가돼 불똥이 정부·여당쪽으로 튀지않을 수 없게됐다.
○…통일민주당측은 전국각지의 창당방해사례를 종합,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대회장소 (지구당) 점거 △당원 폭행난동 △기물파괴등이 대종을 이뤘고 지금까지 창당대회를 치른 48개구중 21개구에서 사태가 벌어졌다.
인천동-북구 (유제연), 서울관악 (김수한), 청주-청원(김현수), 수원-화성 (박왕식)등지의 피해가 컸으며 이중 인천 동-북구는 방화등 괴청년들의 행위가 가장 난폭했던 지역.
이들 지역에선 괴청년들이 쇠파이프·망치·각목·쇠톱·못박은 각목등 흉기를 들고 5시간동안 대로상에서 당원은 물론 행인에게까지 무차별 뭇매를 가할 정도로 「무법천지」를 방불케했다.
수원에선 사복 경찰관까지 집단 구타당해 실신했고 귀미-군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통일민주당은 주장.
신당은 이들 「이동깡패」들이 중부·영남·호남등 3개지역별로 본부를 두고 지역을 옮겨다니며 조직적으로 난동을 부린다고 주장.
신당측은 중부권의 경우 서울강남 리버사이드호텔근처를 본거지로 삼아 매일아침 대형버스와 봉고차등에 분승, 출동하고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주출신의 「용팔이」라는 청년이 이들의 행동책이라는 주장인데 「용팔이」는 처음 신민당당사·인천등에는 특유의 콧수염을 기른채로 나타났으나 마지막 서울관악구때는 콧수염을 깎았더라고 한실무자가 부언.
김수한의원은 25일 『관악지구당을 습격했던 괴한들이 인천동-북지구당 창당대회기념타월을 남기고 갔다』면서 증거물로 제시.
○…김현수의원은 25일 『청주-청원에 봤던 괴청년들은 신민당사점거농성자와 동일인물들』이라면서 20여명의 명단을 공개.
김의원은 괴청년중 몇 명을 불잡아 이들로부터 자백을 받은 결과 『이들중 대부분은 기소중지자로 창당방해를 하도록 위협·회유를 당했다더라』고 주장.
김의원이 제시한 명단엔 △모나이트클럽종업원 △유흥업소영업부장 △다방경영등 직업과 각자의 관련사건까지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첨부했는데 그중에는 방해공작임을 입증할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
김의원은 『일련의 창당방해는 집권당의 하수인이 된 신민당파 경찰·폭력배의 합동작품』이라고 주장.
대구 동·북구의 경우 2명을 붙잡았는데 각각 3만원·5만원씩 받았다고 실토했다는것.
○…충돌이 일어난 지역은 △평소 조직분규가 내재해있던 지역 △신민당잔류세력이 강한 곳 △신민당시절 비주류에 속해있다 신당에 참여한 의원지구 △조직기반이 허약한 곳등이었고 경인·충북·전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방해의 형태는 ①지구당 내부분규 ②계보이탈에 따른 보복 ③기타등 세가지 유형으로 대별할수있다.
①의 경우는 대구동-북구, 여주-이천등 민한당출신 의원 지역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각각 전직 위원장이었던 박승국·구재춘씨등이 현장 지휘했거나 관련이 있다는 후문.
②의 경우는 서울관악, 김제-부안지역을 꼽을수 있는데 김수한·최낙도의원이 이철승계에서 이탈한 것이 공통점.
서울관악에서는 이의원계의 이선준신민당청년부장이 지휘했고 김제에서는 이의원계 한의원의 보좌관이 현장에 나타났다가 오히려 최의원측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것이 확인.
한편 이의원측 인사들은 이들 두곳에서 창당방해한 것을 시인하면서 『두사람은 정치적배신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배신해 용서할수 없다』고 흥분.
이들은 자파를 뗘난 김형래의원에 대해서도 『성하지못할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아 김의원은 25일의 대회예정을 26일로 연기.
③의 경우는 인천동-북구및 청주-청원, 귀미-군위지역등으로 지구당내 반대파도 없으며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예상했던 지역이어서 의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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