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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골프 나고야 대첩…일본에 7승1무 압승

중앙일보

입력

여자프로골프 대결에서 한국이 일본에 압승을 거뒀다.

한국은 4일 일본 나고야의 미요시 골프장에서 끝난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더 퀸즈 결승 싱글 매치 8경기에서 일본에 7승1무의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일본·유럽·호주 등 4개 투어 대표들이 출전한 지난해 첫 대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일본에 우승을 내줬던 한국은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 대표는 국내 여자프로골프투어 선수가 주축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상위권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진출을 선언한 국내 1인자 박성현(23·넵스)도 불참했다. 해외파로는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지애(28)만이 참가했다. 4일 현재 신지애의 세계랭킹은 24위.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10번째다. 반면 일본에서는 정예멤버가 대부분 나왔다.

이날 결과가 말해주듯 여자골프에서 한국과 일본의 실력 차는 컸다.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한국은 40명, 일본은 10명이다. 한국은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5명이 포진했지만 일본은 최고 선수가 세계 20위다. 이 선수는 한국에서 자란 한국계 노무라 하루(24)다. 사실상 현재 일본에서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세계 38위 류 리츠코(29)다. 류 보다 랭킹이 높은 한국 선수는 17명이나 된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미야자토 아이(31) 이후 일본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다. 안방인 일본 투어마저 한국 선수들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올해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금랭킹 1위(이보미), 2위(신지애), 4위(김하늘)를 차지했다. 상금랭킹 10위 이내에 든 한국 선수는 전미정·이지희·안선주까지 6명이나 된다. 지난해에도 상금 랭킹 5위 이내에 든 한국 선수가 4명(이보미·신지애·안선주·이지희)이었다. 2010년 이후 7시즌 동안 일본 투어에선 한국 선수가 상금왕을 6차례나 차지했다.

올 시즌 상금랭킹 3위를 차지한 일본의 에이스 류 리츠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일본 투어에서는 일본 선수가 주인공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안방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팀에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캡틴 신지애는 베테랑 오야마 시호와의 대결에서 5홀 차로 완승을 거뒀다. 김민선(21.CJ)은 스즈키 아이에게 4홀 차로, 김해림(27·롯데)도 시코카와 메구미를 3홀 차로 이겼다. 일본의 에이스 류 리츠코에 끌려다니던 장수연(22·롯데)은 16번홀(파3)에서 트러블 샷을 파 세이브하면서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홀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와 올해 이 대회에서 5전 전승을 거뒀던 류는 마지막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무너졌다.

한국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도 고진영(21·넵스)과 조정민(22·문영건설)·배선우(22·삼천리) 등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마지막 주자 호리 코토네가 이승현(25·NH투자증권)과 비기면서 간신히 전패를 모면했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골프대항전을 모태로 한 이 대회는 지난해 새로 생겼다. 한·일전에서는 12년 동안 한국이 7승3패2무승부로 앞섰다. 3-4위 결정전에서는 유럽여자골프(LET)가 호주여자골프(ALPG)를 상대로 4승1무3패를 기록, 3위를 차지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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