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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 12년 만에 ‘캠퍼스 내부 출신’ 총장 뽑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12년 만에 캠퍼스 내부 출신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에 선출될 예정이다. KAIST 총장은 2004년 이후 외국인이나 외국 대학 교수 출신이 맡아왔다.

총장후보선임위, 후보 6명 선정
전·현직 교수 각각 3명씩 포함돼
외국인, 해외 교수 출신 후보 없어

1일 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최근 1차 서면 심사를 거쳐 경종민(64)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김만원(69) 물리학과 명예교수, 박규호(66) 전기및전자공학부 명예교수, 신성철(64) 물리학과 교수, 유진(66)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 이용훈(61)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나다 순) 등 6명을 총장 후보로 선정했다. 전·현직 교수가 각각 3명씩이다.

경종민·이용훈 교수는 KAIST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했다. 경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경 교수는 2011년 서남표 전 총장 퇴진을 주도한 KAIST 교수협의회 회장이었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 부총장을 지냈으며 6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신성철 교수와 박규호 명예교수는 KAIST 총장후보발굴위원회에서 추천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온 신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을 지냈다. 박 명예교수는 KAIST 1기 전기·전자 석사를 마쳤다. KAIST 교학부총장을 역임했다.

김만원·유진 명예교수는 개별적으로 총장후보 공모를 통해 후보가 됐다. 김 명예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 명예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2년 만에 내부 출신 총장 선출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희철(63·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KAIST 개혁의 올바른 좌표를 설정하려면 조직과 역사를 잘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교직원은 “KAIST 위상을 높이려면 국제적 인물이 계속 총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2일 총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 KAIST 이사회는 내년 1월 중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임 총장을 뽑는다.

KAIST는 2004년 7월 당시 미국 스탠포드대 물리학과 로버트 로플린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2년 임기를 마친 뒤 합의를 거쳐 2년 더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과의 갈등 등의 문제로 2년 만에 물러났다. 이어 서남표 MI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가 총장에 임명됐다. 서 전 총장은 2006년 7월부터 6년 7개월간 재임하면서 ▶교수 테뉴어(Tenure·정년 보장) 심사 강화 ▶수업료 차등 부과제 ▶전 과목 100% 영어 강의 등의 개혁을 추진했다. 이 바람에 학교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강성모 UC샌타크루즈 공대 학장이 2013년 2월 총장에 취임했다. 강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끝난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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