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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무대 청춘물제작 붐|에로물 시들하자 젊은층 겨냥 돌파구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새봄을 맞은 영화계에 대학 캠퍼스를 무대로한 청춘영화가 잇달아 제작되고 있다.
그동안 토속 에로물로 흥행의 돌파구를 열려했던 영화계가 이같은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시들해지자 젊은층 관객들을 겨냥한 청춘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요즘 한창 촬영중인 청춘영화는 이규형감독의 『청춘스케치』, 석내명감독의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 이미예감독의 『물망초』 등.
이밖에도 비록 캠퍼스가 무대는 아니지만 새로운 형식의 청춘사극 『헬로 임꺽정』(박철수감독)도 크랭크인했다.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대학생들의 밝은 꿈과 낭만을 그리고 있다. 또 『물망초』외의 세 작품은 재치와 익살로 유쾌한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이규형감독의 『청춘스케치』는 이감독이 『스포츠서울』에 연재했던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남녀대학생이 괴짜 법대생 「보물섬」의 짧은 인생을 통해 참다운 사랑의 중요함을 깨닫는다는 줄거리를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그린다. 박중훈 강수연주연.
70년대 청소년영화 『얄개』시리즈로 히트했던 석내명감독은 최근 새 영화사 팬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하고 창립 기념작으로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를 만들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장차 대통령을 꿈꾸는 두 남자 대학생(박중훈 최재성)이 각자 애인(조용원 강수연)을 얻기까지 겪게되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코믹 터치로 그린다.
여성감독 이미예씨가 만드는 『물망초』는 앞서 두 작품과는 달리 대학생들의 애절한 사랑을 진지하게 그리는 멜로물.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재학중에 결혼한 남녀 대학생이 겪는 아름답고 가슴아픈 러브 스토리를 담는다. 최재성과 고이남섭 김난영씨 부부의 딸 이미경양이 주연을 맡았다.
박철수감독의 『헬로 임꺽정』은 임꺽정의 두 젊은 부하가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젊은이들의 의식세계를 조명하는 작품. 종래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청춘 풍자물로 만든다고. 이색콤비인 김명곤 이한수가 주인공이다.
이같은 청춘영화 붐에 대해 영화평론가 김종원씨는 『다각적인 소재 모색이라는 점에서는 주목되지만 현대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큼 그들의 세계와 고뇌를 그려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종래 청소년영화들처럼 표피적 재미만 추구하는 영화가 되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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