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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40㎡, 은평 1.6㎡…같은 서울인데 운동 공간 24배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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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 시민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공 체육시설 공간이 구별로 크게 다르다. 최대 24배 차이가 난다. 본지가 29일 입수한 ‘서울시 자치구별 공공 체육시설 현황(11월 말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공공 체육시설이란 자치구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축구장·야구장·사이클장·간이운동장 등의 19가지 실·내외 운동시설을 말한다. 서울시 체육시설 전체 면적은 1321만6586㎡다. 그중 간이운동장은 65.9%인 870만6235㎡를 차지한다. 주민 운동 공간이 가장 넓은 곳은 도봉구로 구민 10명당 40.2㎡(12.2평)다. 그 다음이 강서구(39.6㎡·약 12평), 중구(33.9㎡·약 10평) 순이다. 반면 은평구(1.6㎡)·관악구(2.5㎡)·성북구(3㎡)는 주민 10명당 운동 공간이 한 평에도 못미친다. 서울시 전체 평균은 시민 10명당 13.3㎡(약 4평)인데 이에 미치지 못하는 자치구가 17곳이다.

상대적으로 운동 공간이 넓은 도봉·강서구 등에는 야산(근린공원)이나 큰 하천이 있다. 약수터나 하천변에 지어진 소규모 체육시설(배구·농구·게이트볼·체조장 등)이 많다. 도봉·강서구는 특히 간이운동장의 비율이 높았다. 도봉구는 전체 체육시설 면적의 89.1%인 125만2288㎡가, 강서구는 체육시설 면적의 93.8%인 220만2717㎡가 간이운동장이다. 신웅식 서울시 체육시설팀 주무관은 “은평·관악구 등이 구민당 면적이 적게 나온 이유는 저층 위주의 단독·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이 많아 체육시설을 확보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 체육시설 공간이 구별로 최대 24배 차이가 난다. 도봉구는 구민 10명당 이 공간이 40.2㎡이지만 은평구는 1.6㎡다. 도봉구에 위치한 실내 배드민턴장. [사진 도봉구]

서울시 공공 체육시설 공간이 구별로 최대 24배 차이가 난다. 도봉구는 구민 10명당 이 공간이 40.2㎡이지만 은평구는 1.6㎡다. 도봉구에 위치한 실내 배드민턴장. [사진 도봉구]

분야별 체육시설 중 간이운동장 다음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축구장(전체 면적의 8%·105만5449㎡)이다. 이어 생활체육관(5.9%·78만5956㎡)·수영장(5.1%·67만9323㎡) 순이다.

체육시설 시민 10명당 평균 13.3㎡
강·산 있는 도봉·강서구 여건 좋아
관악·성북구 등 17곳이 평균 이하

종목별 체육시설에선 자치구별로 희비가 갈렸다. 예를 들어 전체 체육시설 공간에서는 2위를 차지한 강서구의 경우 공사비가 많이 드는 수영장 면적은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다(구민 10명당 0.1㎡). 도봉구도 축구장 면적으로 따지면 17위(구민 10명당 0.4㎡)다.

반대로 구민 10명당 축구·야구장 면적은 마포구가 각각 6.3㎡, 1.9㎡로 가장 넓다. 마포구는 전체 체육시설 면적으론 25개 자치구 중 5위다. 테니스장은 서초구(2㎡)가 1위, 중구(1.4㎡)가 2위다.

도봉구에 위치한 실내 수영장. [사진 도봉구]

도봉구에 위치한 실내 수영장. [사진 도봉구]

전체 체육시설 면적에서 7위(구민 10명당 18.8㎡)인 동대문구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축구장이 없다. 종로·용산·동대문구 등 야구장이 없는 자치구도 16곳에 이른다.

신 주무관은 “종목 특성상 넓은 땅이 필요한 축구·야구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치구가 많은 게 사실이다. 마포·구로구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이나 고척돔구장 등이 있어 다른 구에 비해 구민 10명당 경기장 면적이 넓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주민 운동 공간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한진 서울시 생활체육시설팀 주무관은 “시내 빗물펌프장·재생센터(하수처리장) 같은 주민 혐오시설의 지상 공간에 주민을 위한 다양한 체육시설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3년 부터 ‘5개년 체육시설 확충 종합 계획’을 세워 이행 중이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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