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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집단서식지 소백산에서 최초 발견

중앙일보

입력

한국 고유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로 각광받는 구상나무.

북방한계선 속리산에서 72㎞ 북상
한국고유종,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
온난화로 서식 범위 줄어 '멸종위기'

구상나무의 집단서식지가 소백산 국립공원에서 최초로 발견돼 구상나무 북방한계선이 새로 그려지게 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6월부터 시작한 국립공원 정밀식생도 제작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소백산국립공원의 남동쪽 사면에 구상나무 100여 그루가 집단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원공단은 "구상나무의 잎과 열매 등 형태적 특징뿐만 아니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들이 계통적으로 가까운 분비나무가 아닌 구상나무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구상나무는 지형이 험하고 탐방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자란 것들이어서 그동안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분비나무와 외관상으로 매우 비슷해 구상나무로 확인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구상나무의 북방한계선(식물이 분포할 수 있는 위도상의 최고 분포지를 선으로 연결한 것)이 속리산까지 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집단서식지 발견으로 북방한계선이 북쪽으로 72㎞ 이동하게 됐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아(亞)고산대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는 현재 한라산·지리산·덕유산·속리산 등의 국립공원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지구온난화로 서식 범위가 점차 줄고 있어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목록(Red List)'에서 '위기종(Endangered)'으로 분류됐다.

구상나무는 특히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전세계에서 '한국 전나무(Korean Fir)'로 불리며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공원공단은 자생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정밀 조사를 실시해 세부적인 서식 정보를 파악하고, 국립공원 내 분포하는 구상나무의 유전적 특징과 주변 토양 환경 요인 등을 분석해 구상나무 복원과 보전을 위한 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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