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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대통령 주치의 했나…서창석 원장 "태반주사 시술 못 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55) 서울대병원장은 26일 "청와대 의약품 구매는 의무실장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서 원장은 의약품 구매와 관련해 자신은 잘 모른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을 그은 것이다.

"최순실 몰라" "마취제 구입도 몰라"

그는 "모든 약 구입 절차는 경호실 소속 의무실장을 통해서 한다"면서 "비상근인 주치의는 약품 구매 결재 라인에는 속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질문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전신 마취제 에토미네이트와 발기부전제로 알려진 비아그라 등을 청와대에서 구매한 부분과 관련 "의무실장이 서명하지 않았나 싶다.어떻게 들어왔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아그라 구매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해명과 같은 맥락으로 답변했다.

그는 "남미순방에서 고산병을 대비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하면서 "비아그라, 팔팔정의 경우 고산병과 관련해 전문교수에게 자문해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지대에서는 뛰지 말라고 권고하지만, 경호원의 경우 뛸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현지병원을 찾은 적이 있고 이런 위험을 대비해 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차움병원 출신 김상만 원장이 청와대와 긴밀히 연락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제가 데리고 온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김상만 원장을 데려오라고 했다"며 "의무실장이 김 원장에게 전화하면, 김 원장이 내게 언제 진료가 있다고 알려주는 식으로 진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진료 시기는 해외 순방을 앞둔 시점 등 미리 건강을 살펴봐야 할 경우 잦아지는 등 불규칙하다"며 "적어도 자문의들이 쓰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석한 진료에선 태반주사 등 시술 없어"

대통령에 태반주사 등을 시술했는지에 대해서는 "적어도 내가 배석한 진료에서는 태반주사나 마늘주사를 놓지 않았지만, 내가 모를 때 들어갈 수 있는 상황 등에 대해서는 보지 못해서 모른다"고 답변했다.

앞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서창석 원장이 각각 주치의를 맡았던 기간의 청와대 의무실 의약품 구매현황을 공개했다.

기간별 의약품 구매액은 이병석 원장이 주치의를 맡은 16개월(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간 5071만원으로 월평균 316만원, 서창석 원장이 주치의였던 18개월(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은 1억281만원으로 월평균 571만원이었다.

구속기소된 최순실(60)씨의 단골 의사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에 대한 특혜 여부에 대해서는 "김 원장의 부인이 '대통령 주치의인 것을 안다'라고 말하면서 찾아와서 성형외과를 연결해줬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김영재 원장의 리프팅 시술용 실 개발 사업에 서 원장이 직접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국산제품 개발에 대한 필요로 시작했고 원장직 수행 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영재 원장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관심도 없었다"며 "최순실씨, 정유라씨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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