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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홍역에 민정당도 고민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정당은 내분의 홍역을 앓고 있는 신민당과 차원은 다르지만 고민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대로 가다가 개헌이 될는지, 안될 경우 정치적 부당은 어떻게 처리하며 개헌에 대비한 선거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는지….모든 것이 불명확하고 불투명한 가운데 나름대로 판단하고 추진하고 준비하자니 고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신민당 내분을 관망해오던 민정당은 신민당이 이-김회동으로 분당의 고비를 넘기고 나자 최근 4월 임시국회 소집과 대표회담추진을 다시 거론하고 있다.
2, 3월중 계속해 헌특정상화를 조건으로 내걸어 국회소집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민정당이 4월국회에 다소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신민당사태가 3월말까지는 그럭저럭 표면상 수습되고 △4월에는 지구당개편대회로 장외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판단, 4월국회로 지구당개편대회의 목소리를 상살시켜 보자는 의도를 담고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에따라 현특정상화의 조건도 다소 완화해 계속 주장은 하되 국회를 열어 놓은 후 절충할수도 있다는 선으로 후퇴할 기미를 보이고있다.
또 「허세」 임이 실증된 이민우 신민당총재와의 대표회담은 기본적으로 할 필요가 없지만 국회소집의 「성의표시」로 필요하다면 한번쯤 할수도 있다는 생각인 듯 하다.
따라서 당내 불만의 배출구도 얻을겸 국회소집의 필요성을 느끼는 신민당 상도동계와 이총재가 하기에 따라서는 신민당도 국회소집에 호응, 4월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민정당은 신민당 내분이 진행되는동안 『잘들 논다』 『이러다가 개헌은 어찌 되나』는 쾌재반·우려반으로 관망해 오다가 신민당이 분당까지는 가지 않게 되자 일종의 아쉬움과 안도감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신민당이 분당돼 두김씨 중심의 강력한 직선제·선명야당과 소당으로 전락한 잔류파 신민당으로 나뉜다면 어느쪽과도 내각제 합의는 어렵다는 것이 민정당의 판단이었다. 잔류파도 선명명분에 뒤질세라 직선제 당논을 포기하기가 어렵게 될것으로 보았다.
그런 점에서 이-김회동으로 신민당이 분당코스로 가지않은데 대해서는 일단 안도하면서 신민당 내분의 귀결에 따라 전략을 조정,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방침 인것 같다.
그러나 신민당의 혼미상태가 계속되는한 민정당은 개헌을 위해 실제로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 우선 대화상대가 없다.
여권의 공식입장은 이민우총재가 공식대화창구라는 것인데 이총재가 「허세」 임이 여지없이 드러난 이상 그와의대화로 개헌문제를 풀수는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두김씨, 또는 한김씨를 대화상대로 할 생각도 아직은 없는게 확실하다 .김영삼 총재가 된다면 몰라도 그전에는 상대않는 다는 것 이 여권의 완강한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대화상대가 없어 대화시도도 할수없고 개헌시한은 점점 촉박해오고 다른 묘안은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 된게 아닌가 보인다.
그래서 새삼 「내각제총력홍보」 「각계와의 대화」 등의 궁여지책이 동원되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민정당이 정말 개헌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과 같은 여야대화 부재·개헌협상부재· 금쪽같은 세월의 허송등을 극복할 정치구도를 제시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있는 것이다.
개헌전망이 비관적으로 흐르자 의원들 사이엔 『결국 뭔가 비상한 조치가 나오는 게아니냐』 고 관측하기도 한다.
개헌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당내에서 일어나고 그 결과 평의원들이 내각제 관철보다는 선거준비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대두하자 당수뇌부는 최근 시·도지부장회의, 시·도별의 원간담회, 전국구의원별 모임, 전직 장·차관들로 구성된 국책자문위원회의등 각종 회의를 잇달아 열고 내각제 홍보를 강력히 지시하고 있다.
행여 외부에 민정당이 개헌의지가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를 없애자는 방책인 셈이다.
그러나 평의원들은 정부측의 최근동향·농어촌 부채경감 대책 같은 연성정책, 당의 지역구 활동지침등을 보고 금년 총선실시를 전제로 하고있는 것으로 느끼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많은 의원들이 선거준비에 신경을 쓰면서도 선거가 연내에 있을지 확신을 갖는것 같지도않다.
이같은 의원들의 동향을 의식, 노태우대표위원은 합의개헌 성사를 위해 노력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대야접촉강화를 거듭 지시하고 스스로도 K씨등 구 여야의 중진들을 만났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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