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기온 차가 커지는 요즘, 계절성 독감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 2370명이다. 메르스 사망자(38명)의 62배에 달할 만큼 무서운 질병이다. 독감을 비롯해 메르스·에볼라·지카 바이러스까지 전 세계적으로 잇따라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이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이런 감염병은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의 칼럼│ 대한소아감염학회 김기환 홍보이사
정부와 방역당국은 감염 질환의 예방·관리에 대한 감시체계를 적극 가동하면서 감염병원체와의 전쟁을 쉼 없이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런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감염병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국민 개개인의 감염병 예방 인식을 높이고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가장 근본적이고 1차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란 잘 먹고 편히 쉬어 우리 몸의 면역상태를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시기별로 제때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고 주위 환경과 몸 상태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일상에서의 손씻기 생활화가 감염병 예방에 가장 큰 역할
손씻기가 식중독·폐렴 40% 이상 막아
그중 손 씻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병원체에 오염될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손인 만큼 이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뿐더러 감염병 전파를 막는 지름길이다.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하면 인플루엔자, 감기, 콜레라, 유행성 눈병, 수족구병 등 대부분의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식중독 같은 식품 관련 감염병의 약 50~70%, 폐렴·농가진·설사질환도 40~50%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과 세계적인 보건기구들은 각종 감염병 예방법의 하나로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골고루 구석구석 씻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알코올이 포함된 손 세정제를 이용하면 세정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적극적인 감염 예방을 위해 포비돈 요오드 성분이나 클로르헥시딘 등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으로 인해 나라마다 연구·정책의 주요 과제로 감염병 관리를 선정하고 있다. 감염병 관리는 국가와 사회단체만의 것이 아니다. 자신과 타인을 위해 일상적인 위생 습관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11월도 어느덧 중순에 접어들면서 일교차는 커지고 습도가 낮아져 인플루엔자나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가 유행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시기에는 더더욱 손 씻기를 비롯한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수적이다. 감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첫걸음, 그것은 바로 손 씻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