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고생독서 한학기 겨우 4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우리나라 중·고생들은 한학기에 고작 4권(교과서제외)의 책만 읽고 있으며 책을 읽고 싶어도 학과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봐 못 읽는다는 학생이 58%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교사들의 73%가 역시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 때문인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 학교 도서실은 원하는 책이 극히 부족해(67%)독서보다는 학과 공부(67%)때문에 사용하고 있느순 그것도 72%의 학생이 학교 도서실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서강대 유재천교수(신문방송학)가 전국의중·고교 남녀학생 1천17명과 전국 중·고교교사 2백5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논문「청소년독서환경실태및 독서교육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교사들의 30%가 한학기동안 학생들에게 한권의 책도 추천해주지 않았으며, 독후감 숙제를 마음대로 못 주는 이유도 학교공부를 방해할 가능성 때문이라는 교사의 응답이 49%나 차지했다.
반면 학생들은 여가시간이 생겨도 TV시청을 가창 많이 하며(24%) 공부에 대한 걱정을 버리고 마음껏 하고싶은 일에 대한질문에도 고작 18%만이 독서를 하고싶다고 원해 독서에 대한 흥미가 극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관련, 책에대한 이미지로는 지리하고 따분하며 공부에 대한부담과 책의 이미지가 결합되어있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어서 이같은 심리적 부담이 독서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최근에 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책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여중·고생), 『손자병법』 『영웅문』 (남중생), 『데미안』(남고생)등으로 나타났는데 각 집단별 5위까지의 선호도를 종합해보면▲중·고생사이에 선호하는 책이 별 차이가 없고 ▲거의 모두가 번역소설이며 이른바 베스트셀러등에 치우쳐 깊이 없는 독서실태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같은 독서실태는 기억에 남는 저자에 관한 질문에도 나타났는데 「헤밍웨이」 「톨스토이」 「헤르만·헤세」「셰익스피어」등이 대다수를 차지, ▲중·고생및 남·여생 사이에 구분이 없고 ▲스테레오타이프화 되어있으며 ▲우리나라작가가 아닌 외국소설가들을 좋아하고 있다. 이는 교사들의 독서교육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권하고싶은 책들을 보면 『상록수』 『흙』『토지』 등 몇권을 제외하고는 『데미안』 『어린왕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삼국지』 『성경』 『그리스·로마 신화』 『노인과 바다』 등 외국의, 그것도 소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결론적으로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이 학생들의 독서욕구를 억압하고 이에따라 학교도서관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버렸다고 진단했다. <기형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