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안경전쟁의 서막…애플글라스가 나온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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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전쟁'의 막이 오를 모양입니다. 이번엔 애플이 '애플 글라스'를 내놓는다는 소식을 띄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에 스마트 안경을 내놓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안경'의 원조는 구글이죠. 구글은 2012 일찌감치 개발자용 스마트 글라스인 구글 글라스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구글은 '실패'로 낙인찍힌 구글 글라스의 오욕을 털어낼 수 있을까요. 과연 시장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요. 곧 다가올 스마트 안경 시장을 둘러싼 기업들의 움직임을 전해봅니다.

스마트 안경이 뭐기에

애플 플리커

애플 [사진 플리커]

블룸버그의 보도는 이렇습니다. 애플이 스마트 안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로 불리는 이 제품은 아이폰과 연동이 될 예정이고, 각종 정보와 이미지를 눈 앞에 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가령 포켓몬고 게임에 쓰이는 증강현실(AR)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겠지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제품은 2018년에 공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기회가 엄청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소니를 비롯해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내놓은 가상현실(VR)기기인 리프트, HTC의 바이브도 어찌 보면 '안경'쯤에 해당하는 기기지요. 애플이 말하는 애플글라스와 차이가 있다면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위에 3차원의 새로운 이미지를 띄워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반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말 그대로 가짜 현실을 컴퓨터 기술로 재현해 진짜처럼 보이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어느 기술이 주류로 자리매김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애플은 AR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입니다.

구글의 실패?

사실 안경형태의 스마트 글라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곳은 구글입니다. 선구자인 셈입니다. 2012년 4월 증강현실 기술 기반의 구글 글라스를 공개했고, 2013년 4월에 개발자용으로 구글 글라스 익스플로러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내놓은 익스플로러 구글 글라스 에디션은 1500달러였습니다. 스마트폰 구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별도의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정보 저장을 위한 메모리에 센서, 카메라를 달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배터리도 장착되어 있고요. 눈을 깜빡이면 사진 촬영도 된다고 하는군요. 안경으로 e메일도 확인하고, 길안내도 받을 수 있고 장점은 많아 보였지만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면서 사람들은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도 별로인데다 불편해 보여 '안 팔릴 것'이라는 것이었죠. 일각에서는 구글이 구글 글라스를 접었다고도 했습니다. 구글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까지 언급될 정도가 됐지요.

구글글래스 플리커

구글 글라스 [사진 플리커]

하지만 일부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구글이 구글 글라스 사업을 '연구소'가 아닌 실제 제품 개발그룹으로 이전해 계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 3월에는 출시도 안 된 구글 글라스가 e베이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800만원 돈에 거래가 되었는데 구글이 되사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의사가 환자를 검사하면서 구글 글라스를 쓰기도 하고, 스탠퍼드대에서는 자폐증 환자 연구에 구글 글라스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구글은 값을 확 낮추고 편리하게 만든 안경을 과연 내놓게 될까요?

스냅의 '스펙터클'과 오클리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기업이지만 해외에선 유명한 스냅도 안경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 스냅챗에서 스냅으로 회사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메신저 서비스를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선보인 안경은 가격이 무려 129.99달러밖에 안 합니다.(구글 글라스에 비하면 파격적인 셈이지요) 안경테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10초 분량의 동영상을 찍을 수도 있고, 촬영한 영상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냅챗에 바로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스펙터클 선글라스'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지요. 게다가 올가을 '한정판매'를 선언하면서 인기는 뜨거워졌습니다. 스냅은 '스냅봇'으로 불리는 자판기를 미국 곳곳에 설치해 판매에 들어갔는데 희소성 때문에 가격은 e베이에서 700~900달러까지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레이더 페이스(Radar Pace)` 스마트 안경 [사진 플리커·오클리]

`레이더 페이스(Radar Pace)` 스마트 안경 [사진 오클리]

오클리는 인텔과 손잡고 최근 '레이더 페이스(Radar Pace)'란 스마트 안경을 공개했습니다. 499달러로 값이 매겨져 있는데, 심박수 같은 생체정보와 이동거리 등 정보수집 센서를 내장해 운동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음성'으로 질문에 답해주거나 운동량과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운동법을 추천해주기도 한다는데, 선글라스에 딸린 이어폰으로 음성을 듣게 된다고 합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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