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로 뛴다] 한국미 풍기는 작품 5백점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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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에 참가할 1백71개국의 단장들이 묵을 방을 꽃으로 장식하려구요."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서 꽃꽂이 연구실을 운영중인 문수정(62)씨는 지난 한달간 꽃꽂이 작품을 만드느라 눈코 뜰새 없었다.

세계 각국 선수단이 머무는 선수촌 단장 방에 대작 1점와 소품 2점 등 꽃꽂이 작품 3점씩을 무료로 설치하기로 약속한 때문이다.

작품은 한국미가 나는 인조 꽃과 식물 등이 재료로 사용된다. 일부엔 분재도 놓여진다.

사비를 들여 화분과 재료를 구입, 틈틈이 5백여점의 작품을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적 행사라 이 일을 자청했습니다."

그는 올 초 대구시가 여성들도 U대회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할 때 자신의 전공을 살릴 꽃꽃이를 떠올렸다. 북구여성단체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가 여건이 어려워지자 개인봉사를 생각한 것이다. 그는 협의회 모임이 있은 다음날 대구시를 방문, 개인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30여년간 꽃꽂이 한 분야에 종사해온 꽃꽂이 예술가. 초창기 서울.부산을 오가며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대구에 꽃꽂이 문화를 개척하고 20여년전 한국꽃꽂이협회 대구지부를 설립하는데 참여했다. 그는 그동안 강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후학을 지도했다.

문제는 비용. 5백여점의 작품을 만들어야 해 화분.재료 구입 등에 7백여만원이 필요했다.

형편상 혼자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웠던 그는 병원 이사장으로 있는 동생 창식(57)씨에게 달려가 도움을 호소했다. 문씨는 "누나가 하고 싶은 일인데 해보라"며 기꺼이 돕겠다고 나섰다.

마침내 31일로 마지막 30여점의 작품이 완성돼 모두 선수촌에 배달됐다. 이 작품은 1일부터 일주일간 단장 방에 설치돼 U대회 기간중 대구의 향기를 전하게 된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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